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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시, 재난예방시스템 구축해야

예상했던 대로 오랜 가뭄의 끝은 장마로 바뀌었다. 항상 가뭄과 홍수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농민들이다.

가뭄 때문에 농작물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었는가 하면, 집중호우로 인해 농가 비닐하우스가 대거 침수됐다.
얼마 전 가뭄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용인지역을 돌아보았다. 산골지역에는 묵은 논들이 종종 있었다. 천수답이라 가뭄이 오면 제때 모를 심지 못하는 곳들이다. 농가에서 사용하는 저수지까지 바닥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기자 역시 농촌 마을에 살고 있고, 직접 주말농장까지 운영하다보니 물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가뭄에 약한 농작물들이 말라 죽거나 나무들이 타 죽는 경우도 많았다.

농촌마을에 꼭 필요한 관정이나 수로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있어도 적은 예산으로는 관정을 깊이 파기 힘들다. 빛 좋은 개살구다. 일정 부분 농지가 집중된 곳에는 지자체가 앞장서서 관정과 수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꼭 필요한 기반시설임에도 평야지대가 아니면 사실상 혜택 받기가 쉽지 않다.

이번 집중호우로 이틀간 용인시 평균 강우량은 258mm다. 그런데 피해현장을 살펴보면 대부분 매년 똑같은 수해지역이다. 이미 근본적인 수해대책을 촉구했었고,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던 곳이다. 그럼에도 전혀 효과가 없었던 뜻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주택· 농경지·도로(교량)·차량 침수 등의 현황을 보면 발생지역이 예년과 대동소이하다. 예를 들면, 모현면 지역의 농가 비닐하우스 침수나 기흥구 오산천 고수부지 주차장의 차량침수 건 등이다. 비닐하우스 침수는 무려 105동, 주차장 차량은 50여대나 침수됐다. 현장에 나가본 결과 안타깝기도 했지만,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매년 차량 침수로 TV화면에 나오는 단골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장마철임에도 하천에 주차를 한 차량 주인들도 잘못이 크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자자체의 방심과 안전 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 관계 공무원들이 집중호우를 대비해 작은 승용차들은 견인해 빼냈고, 큰 차량들은 어쩔수가 없었다고 한다. 대신 운전자들에게 일일이 전화까지 걸어 차를 빼달라고 했는데도 이를 듣지 않은 운전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무슨 영화 속에서나 보는 것처럼, 각종 차량들이 하천변에 곤두박질 쳐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인명사고라도 발생했다면 어찌했단 말인가.

용인시의 지형은 다행히 해발 고도가 매우 높고, 동서남북으로 물이 빨리 잘 빠지기 때문에 상습적인 침수 지역이 별로 없다. 그만큼 큰 수해도 적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수자원 관리를 얼마든지 안전하고 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곳이다.

용인시는 이제 가뭄이나 수해대책 매뉴얼을 독자적으로 작성, 운영해야 한다. 일종의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수방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재난안전대책본부나 소방재난본부 등과의 연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초기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수록 좋다. 따라서 산사태를 비롯한 침수 위험지역 등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SNS 등을 통한 긴급 문자발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기상 예보와 특보시 재해 대피명령시스템을 즉시 가동하란 뜻이다. 온갖 스팸문자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소중한 생명을 지킬수 있는 지역별 재난 예고를 지자체가 앞장서서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제라도 다양한 가뭄과 수해에 대비한 다양한 재난예방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