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23.0℃
  • 흐림강릉 25.9℃
  • 구름조금서울 23.9℃
  • 맑음대전 25.4℃
  • 맑음대구 27.9℃
  • 구름조금울산 24.6℃
  • 맑음광주 24.3℃
  • 맑음부산 21.6℃
  • 맑음고창 ℃
  • 구름조금제주 23.7℃
  • 맑음강화 19.8℃
  • 맑음보은 24.5℃
  • 맑음금산 24.5℃
  • 맑음강진군 22.9℃
  • 맑음경주시 28.4℃
  • 구름조금거제 21.6℃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우겨야 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말기에 독도를 전격 방문하면서 촉발된 한일 외교 갈등이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위해 여야 모두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보니 시기의 적절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차기 정권에까지 외교적 부담을 안겨준 것은 물론이다.

글로벌 경제 불황의 그늘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북한에 이어 일본까지 등을 돌리게 만든 외교 정책의 결과는 당장 경제적 사면초가를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몰라도 국내외적으로 볼 때 실리적 측면에서는 손실이 많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지야 이명박 대통령이 최고 통수권자지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 마당에 미래지향적이고 일관된 외교 정책을 위해서는 여야 후보들의 대일본 외교 정책도 함께 존중되어야 할 시점이다. 아마도 이런 상황은 일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일본 총리가 일본 내 보수층 집결을 위해 임기 말 이명박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무례한 막가파식 외교를 펼치고 의혹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방침을 세운 것 역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 통상문제 전문가인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좋지만, 상대방이 항의를 하게 되면 나중에 재판소에서 실효적 지배의 반대 증거로 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를 상대방이 그대로 묵인하면 그만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실효적 지배를 주장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차라리 52년 전에 우리나라가 한 여러 가지 자연스러운 행위들에 대한 논리나 증거를 좀 더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독도를 실효적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공식적으로 반대할 수 있는 빌미만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일본 정부는 한· 일 갈등의 주요 키워드였던 일본 교과서 왜곡과 종군위안부 문제 등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더욱 노골적으로 왜곡· 확장시켜 나갈 것이 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독도 만큼은 명확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입장을 공식 성명으로 발표한바 있다. 성명서 내용은 역사적인 진실을 바탕으로 일본을 강력히 비판했고, 동아시아의 공동 비전까지 제시하는 등 어른의 훈계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은 감히 크게 반박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번엔 마치 전쟁이라도 치를 기세처럼 난리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당한 행위와 일왕을 거론한 말 한마디까지, 마치 남의 나라의 영토와 주권을 훔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저질렀던 만행을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행태다. 결국 일본은 아직도 고의적으로 역사 왜곡을 일삼는 제국주의의 근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국가 지도자부터 언제 촉발될지도 모를 한일 관계를 의식해 치밀하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