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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경기 불황의 내리막과 오르막


얼마 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경제상황 및 정책방향’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행사는 D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출신의 언론 ․ 광고 ․ 홍보 분야 종사자들로 구성된 남산미디어포럼이 주관했다.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아온 현 정부 경제수장인 박 장관의 강연을 듣고 기자가 느낀 것은 국가 경제정책은 결코 쉽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세계 주요 국가의 복잡한 경제 스펙트럼을 모두 의식하고 반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 분야임에 틀림없다.

박 장관은 지난 4~5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우리 경제가 앞으로도 몇 년 간은 오르막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았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인기에 영합한 경제 정책이나 가계 부채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정치권의 압박 또는 유혹이 있다는 뉘앙스를 보이면서도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박장관은 다음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 주재를 통해서도 “유럽 재정위기 탓에 유럽 23개국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고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우려가 남아있는 등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면서 “올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년 연속 세계 10위권에 들었지만, 지표와는 달리 우리 경제의 실핏줄과 같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중일 3개국 젊은이의 ‘열정지수’를 비교한 조사에서도 우리는 중국보다 한참 낮았다”며 “학력과 스펙을 넘어서는 ‘반전 드라마’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청년 도전정신 함양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패기 넘치는 사회분위기 확산과 경제․교육시스템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박 장관은 미디어포럼 강연에서 과거에 비해 일하는 50대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해 일하지 않는, 혹은 청년 실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말 젊은이들이 스펙에 얽매여 도전정신과 패기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각 후보들이 그럴듯한 경제 공약을 쏟아내고 있고, 앞으로도 수많은 공약을 내 놓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나 후보 간 차별화가 안 되는 공약들도 많다.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화두처럼 떠올랐지만, 막상 국민들은 양치기 소년을 보는 것처럼 시큰 둥하다.

이제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고, 경제가 정치를 좌지우지 세상이 됐다. 당장 경제가 어렵다고, 마약이나 항생제 같은 임시 진통제 처방전만 남발하다보면 제2의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용인시 역시 임시 처방전 말고 근본적인 중장기 재정난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