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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시의원 품격’ 높여야 할 때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정기국회와 같은 것이 지방의회에서는 정례회의다. 요즘 용인시의회도 정례회의가 한창이다. 이 기간에는 내년도 예산 심의는 물론 시 행정전반에 대해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도 실시된다. 공직사회가 잔뜩 긴장하는 시기다.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 꽃이라면 지방의회에서는 시정질문답변이 꽃이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용인시의회의 경우 최고 결재권자인 용인시장을 발언대에 세워놓고 일문일답이 가능하다. 먼저 시의원들이 질문하고 나면, 의사일정에 따라 시장이 주요 내용을 골라 일괄 답변한 후 담당 국장들이 나머지를 답변한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의원들이 보충질의하고, 이때 시장을 발언대에 불러 세울 수 있다.

이번에도 4명의 시의원이 시장과 일대일 질의답변시간을 가졌다. 국회 축소판을 보는 듯 했다. 국회의원들이 총리나 장차관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때론 성깔있는 행정관리가 맞받아치고, 결국 사과 운운하는 풍경들이다.

용인시의회 역시 과거에는 시장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가기 일쑤였지만, 요즘엔 김학규 시장이 그나마 잘 참고 견디는 모습이다. 오래전부터 방청 때마다 안타까웠던 것은 시의원들의 질의 방법이다. 이번 보충질의는 크게 축구센터와 공직사회 소통문제, 그리고 경전철 문제 등이었다. 대부분 질타성 질문이기 때문에

시장이나 공직자 입장에서는 곤욕스러운 시간이다.

질문의 대부분은 의도가 있기에 집요하다. 감정에 치우쳐 정확한 팩트도 제시하지 못한 채 질문을 난타하는 경우도 있다. 얼핏 보기엔 시장이나 공직자들의 인격까지 무시하는 찰나의 경계를 넘나든다.

질문자 눈엔 문제투성이 행정이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자에게 질문한다 해도 인격 침해는 하지 말아야 된다. 그런데 때론 심하다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 ‘시의회의 품격’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집행부와 단체장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시의원들의 몫이다. 하지만 정확한 팩트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중언부언 감정 섞인 질의를 퍼부어서는 안 된다.

정례회의 때는 많은 공무원들이 중계 화면을 방청한다. 시장과의 일대일 질의답변도 관심거리다. 이때 시장과 시의원들의 품격을 평가한다. 그런데 이번 보충질의를 통해 새삼 느낀 것은 전직 의원, 또는 현직 의원들에 대한 평가의 필요성이다.

항간에는 일부 시의원들이 시 행정에 압력을 행사했거나 선심성 행정을 유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정보가 없기 때문에 공직사회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모르는 법이다. 공무원 노조가 없는 용인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시의원들은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민원인들과 부정하게 결탁, 의정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스스로의 오판과 고집 때문에 엄청난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례로 경전철사태를 야기한 집행부도 문제지만 전․ 현직 시의원들 모두 행정의 뒷북만 치고 있는 꼴이 아닌가. 행위가 일어날 땐 눈감고 있다가 뒤늦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뭐가 다른가. 모든 책임은 집행부와 시의회 공동의 몫이다. 집행부에도 문제가 있지만, 반대로 시의원들 역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