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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다시, 용인문학 순례길을 위한 제언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다시, 용인문학 순례길을 위한 제언


용인신문이 『용인문학』에 실렸던 ‘용인문학 순례길을 가다’ 를 재정리해 게재했다.『용인문학』19~20호까지 소개했던 ‘용인문학 순례길’ 1~4코스 중 3~4코스를 지난해에 이어 소개한 것이다.

다음의 내용은 필자가『용인문학』에 썼던 제언의 글 중 일부다. 용인문학회가 진행했던 용인문학 순례길 답사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최남선 묘역의 발견이었다. 한국 최초의 현대시로 평가되는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쓰고, 3·1운동 때는 「독립선언문」을 기초했던 ‘육당 최남선(1890.4.26~1957.10.10)’. 용인지역에서는 『용인문학』과 《용인신문》을 통해 처음 소개된 셈이다.

이 묘역에는 최남선이 민족대표로 기초한 「독립선언문」 전문이 새겨진 비(碑)와 둘째 아들 한웅(漢雄)이 짓고, 일중 김충현이 쓴 작은 추모비(1978년 12월 세움)가 세워져 있었다. 최남선이 잠들어 있는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 일원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엔 최근까지도 ‘김수환 추기경’과 ‘소설가 박완서’가 안장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쓴 시인 김영랑(1903.1.16~1950. 9.29)을 비롯해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전혜린(1934.1.1~1965.1. 10)과 소설가 김소진(1963.12.3~1997.4.22)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근·현대 문인들이 잠들어 있음이 확인됐다.

인근 모현면 초부리 ‘용인공원’에서는 「나그네」란 시로 유명한 박목월(1916.1.6~1978.3.24)을 비롯한 국어학자 양주동, 소설가 이범선, 아동문학가 이원수와 김수남 등의 묘소가 있었다. 반면, 처음엔 가볍게 지나가려 했던 3~4코스에서도 이외로 걸출한 인물들이 많았다.

20호에 소개되는 용인문학 순례길 3~4코스는 ‘개혁과 변혁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길’과 ‘금강의 원류인 물레방아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주제까지 정했다.

양지면 일대에는 조선시대의 위대한 시인 읍취헌 박은(1479~ 1504)을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에 노동운동가와 독립운동가로 투쟁의 삶을 산 카프의 맹장 안병춘이 있다. 또한 현대의 생존 작가로 양지 출생의 소설가 안재성과 천명관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많다.

원삼면 맹리에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일가의 묘역이 있고, 수지구 죽전동 단국대학교 캠퍼스에는 신동엽과 김용호 시인의 시비가 있다. 이밖에도 포은 정몽주, 약천 남구만, 십청헌 김세필 등은 오래전부터 종중에서 기리는 대표적인 지역 인물로 부각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수많은 문학 콘텐츠 유산이 용인지역에 산재되어 있음에도 안내 표지판은커녕 문헌 자료 하나 제대로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번 답사팀조차 묘역 등의 흔적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제 시작이다. 최소한 내년에는 용인시민들과 전국에서 찾아오는 문학인 등 묘소 참배객들의 편의를 위해 용인시가 ‘용인 문학순례길’ 코스 지도나 안내판 설치라도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선진국처럼 유명 문학인들의 묘지를 관광 상품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용인시는 현재 확인된 소프트웨어만으로도 훌륭한 ‘문학박물관’을 만들 수 있다. 바라건대 대한민국 최대의 문학 성지로 거듭날 수 있는 문학 콘텐츠를 더 이상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