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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한다.

우농의 세설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한다.


해가 서쪽에서 뜨던지, 한강물이 거꾸로 흐르던지, 심지어 예수가 광화문 광장에서 천자문을 외운다고 해도 먹고 살기 바쁜 꿀벌들은 관심이 없다.

그야말로 언필칭 뼛골 쑤시게 일해야 그나마 처자식 끼니 거르지 않고 밥풀떼기나마 입에 풀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날이다. 온 국민이 축하하러 가야 마땅하겠지만 가난한 서민인지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산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가 있다. 거창한 그 뭔가를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당신 입으로 토해낸 말을 지켜달라는 거다. 노인들에게 매달 돈을 준단다. 그러면 그냥 주면 된다. 군대 복부기간을 8개월로 줄여 준다며고 했다. 그러면 그냥 줄여주면 된다.

배웠다는 먹물들 앞세워서 예산이 어떻고 나라 경제가 어떻고 이따위 복잡한 셈법하지 말고 남송 때 송 효종이 "일을 잘 처리 하는 신하를 얻기가 어렵구나.(宋孝宗言 難得辦事之臣)"라고 한탄하자. 송조사현(朝四賢)학자 남헌(軒 장식張栻) 답하길 "사리분별이 밝은 신하를 구해야지 일만 잘하는 신하를 구해서는 안 됩니다.(當求曉事之臣 不當求辦事之臣) 라고 말했다.

사리분별이 밝다함은 올곧은 사람이다. 요즘 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의혹, 위법, 이따위 똑똑한 하류 인생들의 등용은 안 된다는 말이다. 이를 명나라 말기 소주부(蘇州府) 오현(吳縣)사람 풍몽룡(馮夢龍)은 고금담개(古今譚槪)에서 첨언(添言)한다. "벼슬살이에 있어서 크게 어려운 일은 없지만 오직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된다.(做官無大難事 只莫作怪). 나쁜 짓을 소설가 이외수는『공중부양』에서「나뿐인 사람」이라 했다. 회남자(淮南子)는 말한다. 새는 궁하면 쪼고 짐승은 궁하면 물며 사람은 궁하면 속인다. 그러나 법이 엄정하면 속이거나 나쁜 짓을 할 수가 없다(鳥窮則啄 獸窮則觸 人窮則詐 峻刑嚴法 不可以禁奸).

한비자는 설림 하 편에서 말한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으면 월나라 사람도 예를 의심하지 않고 확실하게 믿을 수 없으면 어머니도 자식을 피한다(可必 則越人疑羿 不可必 則慈母逃弱子).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믿게 해야 한다. 방법은 25일 0시부터 선거공약들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