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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불균형 개발로 홀대받는 처인구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정부종합청사 분위기를 압도하는 넓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커피향이 가득했다. 밖에서 볼 때도 유리로 만들어진 외관의 위용이 대단했다. 1층 로비의 넓은 공간은 텅 비어 있어 오히려 휑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난 15일 오후, 수지문화복지행정타운으로 조성된 수지구청 안의 풍경이다. 행정타운 건물을 한 바퀴 돌면서 마주친 사람들은 대부분 어르신들과 젊은 주부들. 이런 풍경은 수지여성회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자들이다. 일각에서는 용인시가 여성과 노인들에게는 천국이라고 말한다. 일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 예산으로 세팅되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으니까. 더군다나 경제적 여유로움까지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살만한 곳임에 틀림없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용인)포은아트홀과 수지아르피아도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한층 충족시켜줄 것이다. 서울과 분당에 인접해 있으니 타 지역보다는 삶의 환경이 훨씬 좋을 것이다. 실제 수지구로 이사온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다. 문제가 됐던 학군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교통 역시 신분당선만 완공되면 문제될 게 없다.

여기에 다양한 지역공동체 형성 움직임까지 생겨 신도시 형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나름대로 정주의식의 기반이 생겨나고 있음을 뜻한다. 기자 역시 수지구는 업무 차 가끔 들리는 편이지만, 갈 때마다 처인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낙후된 처인구 지역 주민들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근본적으로 교육수준이나 경제수준의 차이도 크겠지만, 용인시가 집행하는 문화복지 혜택의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평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처인구 환경을 보면 소득 수준은 물론이고 교육․ 문화 환경도 턱없이 뒤떨어진다. 반면 물가는 도시지역보다 훨씬 비싸기로 소문난 곳이 처인구다.

수지지역은 용인시 최대의 인구밀집지역이다. 반면 면적은 몇 배 이상 크지만 농촌지역이 처인구다. 물론 기흥구는 도시와 농촌이 어중간하게 섞여있지만 도시화의 비율로 따지면 처인구 보다는 도시형이다.

처인구에 있는 용인시청사도 한때 호화라는 비난을 받았다. 구 용인시청을 이전하면서 문화복지행정타운을 조성, 다양한 기관들도 함께 이전했기 때문이다. 노인복지회관을 비롯해 청소년수련관, 보건소, 문화원 등이다.

또 경찰서, 세무서, 우체국, 교육청 등이 이전해 왔기에 시청 주변을 비롯한 4개동 주민들에게는 편리한 문화공간이 됐다.

문제는 도심지역을 벗어난 외곽 지역 노인들과 여성들이다. 젊은 남성들 문제는 도시나 농촌이나 비슷할지도 모른다. 요즘엔 처인구 읍면동 마을버스를 타보면 절반 이상이 외국인들이다. 결혼이민자를 비롯한 외국 노동자들이 주류라면 노인들과 학생들은 소수자다.

처인구 청사만 보더라도 1982년 준공, 2006년 안전진단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경전철 등의 재정난을 이유로 아직까지 대책이 없다. 처인구청사 건립에 대해서도 희미한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시 스스로 상대적인 빈곤을 통해 소외감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똑같은 용인시민이면서도 열악한 문화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 대부분이 용인을 지키며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