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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질풍노도의 뒷골목

우농의 세설

 아침에 학교 가는 아이를 붙잡고 아픈 만큼 성숙하니까 견디라고 한다. 이게 다 어른 되는 과정이라고. 불가항력으로 당하는 폭력에는 먼저 치는 게 답이라고 가르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학교폭력을 법으로 막기엔 이미 글렀다.

CCTV를 설치하면 학교폭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것은 까라면 까는 식의 강철군화로 짓밟던 시대나 가능한 생각이다. CCTV로 학교 전체를 도배 한들 학교폭력은 더 진화 될 뿐이다. 그래서 나온 기막힌 생각이 경찰 병력을 학교에 주둔(?)시키는 것. 이른바 그 이름도 거창한 스쿨폴리스.

경찰 아니라 북파공작원을 침투시켜도 질풍노도의 뒷골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왜냐하면 구조적으로 학생들이 분노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목적은 간단하다. 교육을 하면 된다. 문제는 교육과 상관없는 일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 문제의 중심에 대학 입시가 있다. 대학 입시는 교육이 아니다. 한 사람으로 하여금 사회생활 하는데 있어서 계급을 정하는 절차일 뿐이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까지 학교에 가둬 두는 것을 교육이라고 믿는 현실. 거기에 미치지 않고 견뎌내는 학생들이야말로 초인적인 의지다. 학생들을 오전 만 공부시키고 집에 돌려보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을 주어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 안에 가둬두지 말고. 이건 크게는 제도 폭력이며 작게는 고문이다.

교육은 인성이다.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학교에 붙어 있다고 해서 모두 일류대 간다고 믿는다면 그건 잘못이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모두가 예뻤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서서히 깡패가 되어가고 있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어른 몫이다.

폭력을 하는 학생도 폭력을 당하는 학생도 모두가 다 피해자다. 질풍노도의 뒷골목에서 깡마른 청춘을 씹어가면서 학생들은 어쩌면 폭력이란 이름으로 SOS를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까. 구해달라고. 살려달라고. 얼마나 많은 우리의 학생들이 폭력에 노출되고 또 그 폭력에 죽어가야 이 사회가 정신을 차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