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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계찰괘검(季札掛劍)

우농의 세설

계찰괘검(季札掛劍)


춘추시대(春秋時代)오왕(吳王) 수몽(壽夢)의 네 아들 중 막내 계찰(季札)이 왕재(王才)다. 수몽은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자하나 왕위 계승은 장자위존(長子位尊)을 들어 사양한다. 왕은 맏아들인 제번(諸樊)에게 위를 물려주면서 “계찰이 왕재니 차례로 왕위를 전해 계찰이 왕위를 잇도록 하라.” 유언한다.

큰아들 저번은 아버지의 유언을 이루기 위해 전쟁을 일으켜 스스로 선봉에서 죽음을 자초한다. 둘째도 셋째도 그렇게 죽자 왕위계승은 넷째인 계찰 차례가 됐으나 정작 본인은 왕위를 사양하자 셋째인 여말의 아들 주우(州于)가 계승하니 수몽의 장 손자이자 저번의 아들 광은 숙부인 계찰 공이 왕위를 사양하면 장손인 자신이 왕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며 초나라에서 망명 온 오자서의 도움으로 왕을 살해하고 임금이 되었으니 그가 오왕 합려다.

그 후 계찰은 연릉에 봉해져 연릉계자(延陵季子)가 된다. 기원전 544년 오왕 4년 오왕의 명으로 중원 각국으로 사신이 되어 북행(北行)길에 작은 서(徐)나라에 이른다. 계찰 일행을 환대하던 서 나라 왕은 계찰의 보검을 갖고 싶었으나 감히 말하지 못했다.

계찰은 그가 자신의 보검을 원함을 알고는 중원(中原)각 나라의 사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주리라 마음속으로 약속한다. 중원 순방을 끝내고 서(徐)나라에 다시 와 보니 그 임금은 죽고 없었다. 계찰은 보검을 서 임금의 집 나무에 걸어놓고 떠난다(於是乃解其寶劍 繫之徐君家樹而去).
종자(從子)가 묻는다. “임금(徐君)은 이미 죽었는데 누구에게 주는 겁니까.” 계찰이 답한다. “마음으로 주려고 약속을 했는데 죽었다고 해서 어찌 마음의 약속을 저버릴 수 있으랴(季子曰 不然 始吾心已許之 豈以死倍吾心哉).

이른바 ‘계찰괘검(季札掛劍)고사의 시발이다. 사람의 말(言)을 믿을 신(信)이라 하고 신을 가리켜 법의 뼈대가 되는 칙(則)이라 하는데 이를 지키는 사람을 원칙주의자라 한다. 스스로를 일러 원칙주의자라고 천명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많은 공약을 했고, 그 공약으로 인해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뼈아프게 들리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하늘이 두쪽 나도 대통령 당선되기 위해 국민과 약속했던 모든 말들을 꼭 지켜야한다. 그것이 원칙주의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