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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삶이 그대를 속일 찌라도 거짓말은 하지말자.

어린 시절 고아가 된 소년이 있었다. 삶에 부쳐 목숨을 끊으려하자 고부 왈, 남자의 인생에는 이불솜을 적시며 들을 만한 눈물겨운 인생사가 있어야 한다. 이 말은 훗날 독일의 문호 괴테에 의해 재해석되어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로 유명해진다.

고부는 말한다. 남자는 자신의 키만큼 책을 쓰고 죽어야 한다. 고아가 된 소년은 축목(祝穆)이고 고부(姑夫)는 남송의 거유 주자(朱子)이다. 축목은 고부 주희에게 학문을 배워 일생에 자신의 키만큼 책을 썼는데 236권의 경사자집(經史子集)의 거질인『사문류취(事文類聚)』와 방기로 두 권의 책을 더 찬(纂)했는데『방여승람(方輿勝覽)』과 『당서(唐書)』문예전(文藝傳)에 마철저이성침(磨鐵杵而成針)이 있다.

당(唐)나라 때 시선(詩仙)으로 불린 이백(李白)은 젊은 시절 도교(道敎)에 심취해 파락아(擺落兒)로 산다. 이백은 불량배(遊俠)의 무리들과 어울려 사천성(泗川省) 각지의 산을 떠돌던 중 상의산(象宜山)에서 공부 한다.

불량배들과 놀던 가락이 있다 보니 공부에 습(習)이 안 되어 10년을 못 채우고 하산 한다. 하산도중 계곡 바위에 자신의 몸보다 더 큰 쇠공을 갈고 있는 노파를 만난다. 이는 그가 10년 전에 공부하러 올라가면서 봤던 그 노파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괴이하게 생각한 이백이 묻는다. "고노(高老)께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신지요." "바늘을 만들지." 노파의 대답을 들은 이백이 기가 막혀서 "커다란 쇠뭉치로 바늘을? 어느 하 세월에. 차라리 수퇘지가 새끼 낳는 것이 더 빠르지" 라며 산이 떠나가도록 웃자, 노파 왈. 도중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바늘이 되지. 암 되고말고."

이에 충격 받은 이백은 되돌아가 죽을 각오로 공부한다. 건언(建言)에 노파는 20년을 더 갈아 바늘을 만들어 이백에게 주었다 한다. 그런데 그 바늘에는 실 꿰는 구멍이 없다. 이 바늘로 옷을 꿰매면 꿰맨 흔적이 없다 한다. 이를 일러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하는데 꿰맨 흔적이 없는 통옷을 입은 사람은 인류의 기록에 의하면 단 한명 뿐이다. 서른세 살에 로마의 사형수로 죽어갔던 예수라는 유대청년이 유일이다. 일생에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던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