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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종이위의 정치가

<우농의 세설>

기원전 262년, 진나라 소양왕은 대장 백기(白起)에게 조나라를 치라며 책사 범휴를 통한 계책을 소문낸다.“염파 장군이 있는 한 조나라를 이길 수가 없다.”라고. 얼마 후 조나라 효성왕은 소문을 듣는다.
“진나라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염파가 아니고 조괄이다. 조괄은 젊고 병법에 통달한 사람이지만 염파 장군은 늙은 겁쟁이다.”

조왕은 염파장군을 파면시키고 조나라의 명장으로 죽어간 조사(趙奢)의 아들 조괄을 대장군에 임명한다. 조괄 어머니는 “아들은 종이위의 병법가라 대장군 그릇이 아니니 전쟁에 질 경우 책임을 가족에게 묻지 않는다”는 왕의 친서를 받아낸다. 종이위의 병법 천재 조괄은 졌고, 수하 45만 병사는 생매장됐고 나라는 망한다.

그로부터 2074년이 되는 기원후 2012년 7월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선캠프에서 코드 원은 대장 김무성에게 문 후보 이길 묘책을 강구한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1:1로 붙으면 박빙.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 인생의 시간에서 내몰린 황혼의 방황자들과 도시의 경쟁에서 두 손 들고 나와 버린 삶의 이탈자들과 배움의 현장에서 아파하며 살아갈 용기가 없었던 아픈 청춘들에게 있어서 그는 분명 메시야 그 이상.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남자 모나리자라 불렀다. 결국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선이 굵지를 못했다. 박 후보 진영에선 마지막 카운터 펀치 한방이 필요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영원한 국면전환용 카드, 이정희 의원이 그다.

세상은 이런 그녀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 2등 공신이라 한다. 대통령후보 합동 TV토론에서 그 예쁜 얼굴로 아주 야무지게 했던 말 한마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듣는 국민의 마음은 순간 돌아섰다.

안철수 후보는 투표가 다 끝나가기도 전에 미국으로 뜨기 위해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TV에 생생하게 보도된다. 보는 이에 따라 “안철수도 ‘문재인’을 버렸는데”라는 암시다. 이런 작고 여린 기억들이 상흔처럼 남아있는데 종이위의 정치가 안철수 의원이 신당창당을 한단다.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떨까. 이번엔 그냥 콘서트나 하면서 아픈 청춘들의 메시야로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기우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