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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박근혜 정부 1년을 맞아

<우농의 세설>

전국시대 조괄의 아버지 조사(趙奢)는 대장군이 되기 전엔 조나라의 세금 담당 관리다. <사마천 사기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혜문왕(惠文王)은 집권초기에 흉흉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증세 없는 복지를 말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세금담당관 조사는 고액체납자들을 닥달한다. 그 첫 번째가 혜문왕의 동생 평원군<平原君, ?~서기전 251>으로 이름이 승(勝)이며 3000식객을 두었고 맹상군·춘신군·신릉군과 전국(戰國) 사군(四君)의 한 사람으로 재상 노릇을 세 번 씩이나 해먹은 인물이다. 조사는 평원군이 형의 권세를 믿고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알고 법에 따라 평원군의 최측근 집사 아홉 명을 숙청해 버린다.

소식을 들은 평원군은 대노하여 조사를 죽이려 하지만 ‘국법은 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논리로 맞선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도 꼭 일 년이 됐다. 복지 약속은 지켜지고 있는가. 공약은 실천이 중요하다.

2012년 7월10일 출마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정책이 없어서 국민이 불행했던 것이 아니라, 약속이 실천되지 않아 문제였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싸워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의사와는 별개로 지워지지 않는 ‘유전자적 독재본능’이란 오명(汚名)의 주홍글씨가 있다. 그럼에도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박근혜와 그의 정부에 대한 무한 신뢰와 충성으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정치란 국민의 휜 등골을 펴주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그 정치 때문에 등골이 휘어지고 눈물은 강요당하고 있다. 공약만 지켜진다면 이것조차도 국민은 견딜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대선공약을 지키라는 것. 박근혜 대통령을 일러 원칙과 약속의 대통령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원칙은 ‘증세는 없다.’이고 약속은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복지’이다.

눌언민행. 행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해야 한다.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論語里仁24)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 아닙니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박근혜 대통령께서 당시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 공약집 복지항목 모두(冒頭)에 명토박아 놓은 글이다.

송우영 (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