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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토정 이지함의 국부론(國富論)

우농의 세설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7대손 토정. 아버지 이치(李穉1477-1530)는 1504년에 일어난 갑자사회에 종조부(從祖父) 이파가 연루되면서 진도로 유배를 갔다. 1506년 중종반정으로 해금, 이듬해 사마시 합격 후 의금부도사와 수원판관 중 과로사 한다. 그의 어머니 또한 광산김문의 여식으로 토정 나이 16세 때 세상을 뜬다.

토정의 큰형 이지번의 아들 북인영수 아계 이산해가 장조카이며 한음 이덕형은 아계의 사위다. 아계는 조선제일의 노비출신 학자 13경을 토씨하나 안 빠뜨리고 외운다는 구봉 송익필의 교우다. 토정의 외조부 만취당 김맹권은 세종 때 집현전 학사로 1455년 수양대군이 단종 폐위 후 왕위 찬탈하자 고향인 보령으로 낙향한 후 세상과 등진다.

그의 아들이 중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극성(1474-1540)이다. 토정은 훗날 화담 서경덕의 문도가 되며 동인의 영수 초당 허엽과 서인으로 영의정에 오른 어부사의 시인 사암 박순이 그의 동문이다.

매월당 김시습. 북창 정렴과 더불어 조선 삼대 기인인 방외지사(方外志士)로 불린다. 선조 6년 1573년 6월 조목(趙穆)· 정인홍(鄭仁弘)· 최영경(崔永慶)· 김천일(金千鎰)과 더불어 행실이 가장 뛰어나다는 탁행지사(卓行志士)로 천거됐으며, 7월에 앞 돈을 주어서라도 피한다는 종 6품의 포천 현감으로 부임한다.

그의 나이 57세. 조선시대 선비 평가기준은 세 가지다. 상소문, 귀양, 묘갈명. 토정 이지함은 포천 현감으로 부임한다. 이듬해 이포천시상소(莅抱川時上疎). 상소문을 올리는데 이것이 세계 최대 근대 경제학의 저술로 일컫는 아담스미스(Adam Smith1723-1790)의「국가 부(富)의 본질과 원천에 대한 탐구」인 일명 국부론보다 200년 앞선 조선 판 국부론이다. 이 상소문에서 토정은 국가와 국민을 부자로 만들 수 있는 3대 창고 개발론을 편다.

첫째는 임금부터 백성까지 깨끗이 살라는 ‘도덕창고(道德之府庫)’개발이다. 둘째는 강호의 숨은 인재를 찾아 등용하는 ‘인재창고(人才之府庫)’개발이고, 마지막 셋째는 주변의 유형무형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백용창고(百用之府庫)’개발이 그것이다.

1578년 선조 11년 환갑 때는 아산현감으로 부임하면서 걸인청(乞人廳)을 설립했는데 1884년 영국에서 최초로 설립했다는 사회복지시설 토인비 홀(Toynbee Hall)보다 300년 앞서고, 새마을 운동보다 400년이 앞선다. 당대의 일사(逸士) 조식(曺植) 그를 도연명(陶淵明)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