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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길을 잃은 주군과 주군을 잃은 책사

우농의 세설

천하를 통일한 월왕 구천(재위 BC497-BC465)은 범려에게 나라를 둘로 나누어서 다스리자 하니 범려는 화들짝 놀라며 그날로 야반도주 한다. 일설에는 서시를 데리고 도망했다고 하는데 그건 드라마적 요소고 사마천의 사기는 그렇지 않다.

제나라로 도망을 가서 도(陶)라는 작은 고을에서 금융업을 해서 재물을 많이 모은다. <월왕 사기세가열전>에는 도망가기 직전 함께 구천을 도와 부차를 쳤던 국무총리격인 대부 문종에게 두 문장의 편지를 한다. 더 이상 잡을 새가 없으니 좋은 활은 활집에 들어가고(飛鳥盡 良弓藏) 교활한 토끼가 죽고 나니 사냥개는 삶아먹는다(狡兎死走狗烹). 이용가치가 없자 버림받는다는 뜻이다.

훗날 한신은(?~BC196년)은 교토사 주구팽 비조진 양국장(狡兎死 走狗烹. 飛鳥盡 良弓藏) 여기다 적국파 모신망(敵國破 謀臣亡)을 덧붙여 적국을 격파하니 모신이 죽는 구나했다.

<사기 회음후 열전> 구천은 어떤 위인이냐. 장경오훼(長頸烏喙)다. “목이 길고 까마귀 입이라 고통은 함께 하지만 기쁨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니 알아서 처신하시오”하고 튄다. 아뿔사. 정신 차린 문종은 병을 칭하고 집에 칩거를 한다. 구천이 병문안을 와서 왈, “귀공이 나에게 원수를 갚는데 일곱 가지 계책 중에서 세 가지를 줘서 부차에게 원수를 갚았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가 부차 때문에 죽은 것 아니냐. 귀공이 우리 아버지 곁에 가서 나머지 네 계책을 알려줘서 저승에서도 원수를 갚아다오”그리고 왕은 떠난다.

월왕 구천이 떠난 자리에 촉루 검이 남는다. 촉루 검은 오나라 2인자 오자서를 자결케 한 검으로 촉루 검은 사마천의 사기에도 나오는 검인데 구야자가 자신의 핏덩이 아들을 삶아서 만든 세 자루의 검중에 하나다.

촉루 검은 부차가 오자서에게 내려줘서 오자서로 하여금 자결하게 만든 검이다. 문종이 그 검으로 자결한다. 책사 범증은 적당한때에 물러나 화를 면했고, 문종은 그때를 놓쳐 화를 당한 경우다. 안철수의원과 김한길대표의 신당창당소식을 뒤늦게 접한 자칭 멘토이자 책사라는 윤여준이 펄쩍뛰며 왈, "안철수 이자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했다가 이 말이 점점기사화 되자. 부랴부랴 농담이라며 진화를 했다고 한다. 주군 안철수는 길을 잃었고, 책사 윤여준은 주군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