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16.7℃
  • 구름많음강릉 13.6℃
  • 구름많음서울 17.8℃
  • 구름많음대전 13.6℃
  • 맑음대구 15.2℃
  • 맑음울산 14.6℃
  • 구름많음광주 15.5℃
  • 맑음부산 17.3℃
  • 구름조금고창 ℃
  • 구름많음제주 18.7℃
  • 흐림강화 16.2℃
  • 구름조금보은 12.7℃
  • 흐림금산 10.2℃
  • 구름많음강진군 12.6℃
  • 맑음경주시 12.7℃
  • 구름조금거제 14.9℃
기상청 제공

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아직 끝나지 않은 구원파의 전쟁

우농의 세설

섭공(葉公)이 “우리 마을에 정직한 아들이 있는데, 그의 아버지가 양(羊)을 훔치자 아들이 아버지를 관아에 고발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는 “우리 마을의 정직한 자는 좀 다르지요.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하여 숨겨주니, 정직함이 이 가운데 있는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葉公 語孔子曰 吾黨 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 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論語子路篇 18文章)

어찌 보면 섭공의 말이 옳다. 하지만 국가가 여기까지 관여한다면 숨 막히는 세상 정도가 아니라 “이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라는 게 공자의 생각이다.

공자의 말이든 섭공의 말이든 어느 것을 선택하든 둘 다 위험한건 매 일반이다. 그만큼 이 문장이 갖는 위험성이 크다는 말이다.

인류 역대 지도자중 그 누구도 이 문장을 활용한 지도자는 없었다. 사문화 된 문장을 통치수단으로까지 끌어올려 되살린 사람이 근대 인류사에 둘이 있는데 모택동과 김일성이다. 이 문장은 그들이 자신의 왕국을 정당화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문장이다. 김일성과 모택동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민(民)이 군도(群徒)로 세력화되는 것이고 군도가 민란(民亂)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했고, 모택동은 문화혁명을 한다. 서로의 감시 체제는 법치(法治)를 넘어 공권력이 개인의 삶의 구석구석까지 송두리째 지배하는 겁나는 나라가 된다.

법으로 사람의 뼛속까지 감시한 인물의 효시는 진효공 영거량 때 상앙의 법이다. 상앙 역시 말년에 자신이 만든 법으로 거열형을 당해 사지가 찢겨죽는다. 법가의 한계다.

근자에 와서 이 문장을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하고 있는 두 부자가 있으니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채 침몰한 세월호의 실질적 오너 유씨 부자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숨겨주고 아버지는 아들을 숨겨준다.

보도에 의하면 검찰은 유씨의 장남을 잡기 위해 금수원을 급습했다한다. 풍수적으로 금수원 땅은 음기가 성한 곳이라 음지에서 일하는 검찰이 치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다. 또한 이 땅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싸워서도 먹어서는 안 되는(地有所不爭. 孫子兵法九變篇)땅이다. 고래로 사이비 교인은 망해도 사이비 교주의 가문이 망한 경우는 없다는데 검찰의 유씨 일가 체포라는 정당한 법집행이 자칫 구원파와의 전쟁으로 비화되어 성전(聖戰)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여기다 설상가상으로 우발적 사고로 인해 순교자라도 나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