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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인터뷰-주상봉 용인동부경찰서 정보과장

순경에서 경찰서장까지 … 37년 베테랑 정보형사 // 용인발전사 산 증인…다시 태어나도 경찰 될 것

   
▲ 주상봉 용인동부경찰서 정보과장
용인동부경찰서 주상봉(경정)정보과장이 오는 30일 정년퇴임한다. 37년 간의 경찰생활 중 28년을 용인지역에서 활동했다. 31년을 정보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국내 베테랑 ‘정보 형사’로 통한다. ‘용인경찰’로 보낸 28년의 시간 역시 대부분을 정보파트에서 일했다. 또 용인을 초임지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용인에서 마지막 임기를 맞은 몇 안 되는 경찰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주 과장은 ‘용인역사의 산 증인’으로도 불린다. 지난 20여년 간 급격히 성장한 용인의 발전 과정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 대부분이 그의 손끝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용인동부경찰서 집무실에서 퇴임을 앞둔 심경과 소회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퇴임을 앞둔 주상봉(경정) 용인동부경찰서 정보과장은 “과거 수지지역 개발과정에서 용인을 떠났던 기업들을 용인 동부권에 불러들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수지 및 기흥지역 아파트 건설 붐이 일던 1990년대, 일선 정보형사로 일하며 느꼈던 아쉬움에 대한 토로다.

그는 “용인 군 당시에도 재정자립도가 울산 다음으로 좋았는데, 100만 인구가 눈앞인 지금도 용인에 제대로 된 생산시설이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며 “현재 용인을 재정위기라고 하는데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고, 새로운 당선자가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순경출신인 주 과장은 용인지역 경찰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용인경찰 최초의 순경출신 경감. 또 용인을 초임지로 시작한 경찰 중 최초의 순경출신 경찰서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77년 용인경찰서 정보과에서 ‘순경’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용인경찰서 정보계장을 지냈고, 지난 2004년 경감 승진 후 수원중부경찰서 동문지구대장을 역임했다. 용인경찰서 사상 첫 순경출신 ‘경감’이다.
이후 경기지방경찰청 정보1계와 5계장을 거쳐 경정으로 승진한 뒤, 경상북도 고령경찰서장을 지냈다.

주 과장은 “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며 공무원이 되는 것이 산업체 취업보다 쉬웠다”며 경찰입문 당시를 회고했다. 형제들이 경찰인 탓에 자연스레 ‘경찰’에 입문하게 됐으리라.

그러나 퇴임을 앞둔 지금 “다시 태어나도 경찰이 되겠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처음 경찰에 입문할 당시에는 별다른 뜻이 없었지만, 경찰이 된 후 국가관과 경찰로서의 소명의식이 커졌다는 것.

그는 “나 처럼 화려하게 경찰생활을 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가정을 돌아봤을 때 놓친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했기에 보람을 느끼며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지 개발 당시 철거민 중재 가장 기억에 남아
그는 경찰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수지지역 개발현장에서의 철거민 사건을 꼽았다. 사회에 만연된 빈부격차와 생존권에 얽힌 문제들을 현장에서 몸으로 겪었고, 정보형사라는 특성상 개발주체와 생존권을 위협받은 철거민들을 중재해야 됐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지역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수 많은 민원과 갈등을 겪은 그는 “정보형사는‘신뢰’가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퇴임을 앞둔 베테랑 정보형사로서 후배들에 대한 현직에서의 마지막 조언인 셈이다.

“각종 갈등의 중재가 정보형사의 역할이고, 이는 통신과 시대가 발달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라며 “중재를 위해서는 갈등 당사자들과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주 과장의 지론이다.

사회가 발달되며 민원과 갈등의 양상도 변화하고 각자 주장의 목소리도 커졌지만, 이를 해결하는 것은 현장 정보형사의 신뢰와 정직이 해법이라는 설명이다.

민원 양상이 과거 보상 등 생존권 문제에서 권익적 문제로 이동됐고 정치논리에 따른 갈등도 많아져 중재가 힘들어졌지만, 결국 모든 주체는 사람이고 갈등을 푸는 것도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경찰내부에서도 정보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있다”며 “경찰 정보파트가 중요한 점이 바로 이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퇴임 후 인생 2막에 대해 “아직 계획한 것은 없다”며 노자의 도덕경을 말했다. ‘상선약수’. 물처럼 겸손하게 순리대로 사는 삶을 계획하겠다는 말이다.

37년 간 한 직업으로, 또 용인경찰서라는 한 직장에서 28년 동안 정보형사로 살아온 그는 후배들에게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간직해 달라”고 주문했다.

‘열정이 있으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37년 차 선배경찰의 경험치를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다는 속내다.

주 과장은 “경찰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끼면 반드시 행복해 질 수 있다”며 “후배들이 네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세 잎 클로버를 밟는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베테랑 정보형사’로, 또 용인의 발전상을 고스란히 경험해 온 ‘베테랑 용인경찰’ 주상봉 정보과장. 오는 30일 정년퇴임과 함께 경찰인생 37년의 막을 내리는 주 과장의 ‘인생 2막’ 가슴에 어떤 열정이 심어질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