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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8 - 이제 ‘좌파’ ‘우파’ 말고 ‘정의파’

시민의 불복종 /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 출판사:은행나무

최은진의 BOOK소리 18 - 이제 ‘좌파’ ‘우파’ 말고 ‘정의파’

   
◎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출판사: 은행나무/ 정가:10,000원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이 책은 이 당찬 세 문장으로 대변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당당함은 전율과 함께 부러움을 자아낸다.

<월든> 호숫가에서 소박한 숲속 생활을 하던 소로우는 어느 날 구두를 고치러 마을에 갔다가 붙들려 감옥에 수감된다. 그가 6년 동안 거부해 온 인두세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미국정부의 흑인 노예제도와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에 반발하기 위함이었다. 준법정신이 투철한 대부분의 우리는 법과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을 통해 그것은 어쩌면 세뇌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마땅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우리를 겸허히 한번 돌아보자. 기껏해야 선거 때 값싼 표 하나를 권리라는 명목하에 던져주고 정의로운 국가가, 사회가 실현되기만을 막연히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으면서 팔짱을 낀 채 한 걸음 물러나서 말이다. 물론 그는 친척 누군가가 몰래 세금을 납부하는 바람에 하루 만에 풀려나게 되지만, 그 사건은 그에게 개인의 자유에 대립되는 국가 권력의 의미에 대해 깊이 성찰할 기회를 주었고, 2년 뒤 이에 대한 강연을 하게 된다.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이며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소로는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것을 따지며 개인 혹은 집단의 이익을 앞세우는 우리의 정치 현실 속에서 진정 추구해야 할것은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가진 ‘정의파’가 아닐까? 160년이 지난 그의 이 글이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정치적 이슈거리로 읽혀진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에 대해 고민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