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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25-생명이 곧 진정한 부(富)이다.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생명의 경제학 / 저자 : 존 러스킨 / 출판사 : 아인북스

최은진의 BOOK소리 25-생명이 곧 진정한 부(富)이다.
   
◎ 저자 : 존 러스킨 / 출판사 : 아인북스 / 정가 :12,000원

경제학책임에도 이 책은 일단 쉽고 단순하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여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가치와 철학을 담은 해박한 지식과 논리로 경제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간디의 영국유학시절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된 책으로도 유명한 이 책은 19세기 영국의 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인 존 러스킨의 그 시대 경제학에 대한 강한 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의 동료들과 심지어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의 엄청난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말이다. 러스킨 본인도 ‘별나라에서 온 경제학’이라고 언급했을만큼 출판 당시 대부분의 독자들로부터 거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존 러스킨은 머리말을 통해 ‘한 점 부끄럼 없이 말하건대, 이 논문들은 내가 지금껏 써 왔던 어떤 글들보다 훌륭하고, 진실하며, 필요한 말들만 사용했고, 또한 사회에 유익을 주는 글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러스킨이 제시한 방법이라면 이 사회도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핵심을 잘 짚어내고 있다.

한편으로 보자면 그의 주장은 정직, 생명, 애정 등으로 너무도 이상적이고 도덕적이라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하고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잊고 산다. 본디 진리란 단순하고 간결한 것이 아닌가? 언제부턴가 우리는 너무 당연한 소리는 뻔한 얘기로 치부하여 외면하고, 색다르고 감각적이어서 그럴싸하게 포장된 주장만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때다.

러스킨은 노동하는 삶이야말로 가치있는 삶이며 진정한 부는 정직과 애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unto this last라는 책의 원제는 나중에 온 포도원 일꾼에게도 아침부터 일한 일꾼과 같은 품삯을 지불하도록 한다는 마태복음 20장에서 가져왔다. 물론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사람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애정과 헌신에 의해 움직인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러스킨의 주장대로 사람이 먼저이고 생명을 위해 돈이 존재하고 그 가치를 가진다면, 거짓말처럼 공평하고 살만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