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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28-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가 된다

식탁의 기쁨- 지금 우리의 식사는 즐거운가? /저자 : 애덤 고프닉 /출판사: 책읽는 수요일

최은진의 BOOK소리 28-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가 된다
   
◎ 저자 : 애덤 고프닉 /출판사: 책읽는 수요일/ 정가: 18,000원

프랑스의 미식가이자 평론가인 브리야사바랭은 “당신이 먹는 음식을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매체에서는 먹거리를 소재로 한, 소위 말하는 ‘먹방’이 대세다. 우리를 유혹하는 음식들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삼시 세끼는 어떠한가? 아침을 거르기 십상이고 직장인 최대의 고민이라는 점식 식사를 겨우 해결하고 나면 야근에 쫓겨 허겁지겁 하루의 마지막 끼니조차 그저 배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한다. 어쩌다 있는 회식자리는 즐거운 식사 자리가 아니라 괴로운 술자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탐닉하게 된다. 부모 세대들은 도저히 이해못할 오직 먹을 것만을 위해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게 이르렀고, 그것조차 사치인 사람들은 TV앞에 앉아서 남들이 먹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지금 우리의 식사는 즐거운가?를 묻고 있는 저자 애덤 고프닉은 프랑스 음식을 사랑하는 뉴요커다. 식탐을 넘어서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와는 다른 프랑스 요리와 음식문화를 담고 있긴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성스런 음식에 담긴 의미는 한결같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며 가장 오래동안 지속해 온 먹는 것에 관해 다양한 내용과 의견을 제시한다. 이 책에 소개된 어떤 레지스탕스의 죽기 전 마지막 생각은 가장 즐거웠던 식사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8시에요, 가야 할 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셨어요, 할 일은 다한 것 같아요.”라는 편지를 남겼단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두렵고 비참한 순간에, 그는 가장 원초적인 쾌락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미식이 주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먹는다는 것에 관한 역사적인 의미와 철학적인 지식까지 담고 있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가장 화려하고 소박한 기쁨은 바로 ‘식탁의 기쁨’이라고……여왕처럼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자르고 있는 사람도, 소박한 냉면을 젓가락질하는 농부도, 누구나 식탁이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우리의 삶의 한 가운데는, 행복의 한 가운데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앉아 있는 저녁 식탁이 있다. 자, 오늘 하루도 소박하지만 성스럽고 멋진 저녁 식탁 앞에서 행복한 마무리를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