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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정준희(용인 신봉고 1년, 화제의 인물)

 

용인판 '미녀는 괴로워'... 체중감량 달인

 

특별히 선호하는 음식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폭식증은 아니지만 먹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손이 갔습니다. 어릴 때부터 중등도 비만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고 가족들에게도 큰 관심거리는 아니었습니다. 중학교 진학하고 고도비만 판정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의 눈총과 비웃음, 놀림 등에 학교생활이 싫어졌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습니다. 지금은 매 주말이면 엄마와 데이트하며 쇼핑도 하고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용인 신봉고등학교 1학년 정준희 학생 곁에는 항상 밝은 미소와 넘치는 에너지가 따라다닌다. 매일 매일이 행복한 나날이다. 기억에 남아 있는 체중은 가장 많았던 101.5kg과 가장 적었던 55.5kg. 무려 46kg이 줄었다. 자주 체중계에 오르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됐기에 체중계를 멀리했다.

 

귀가 밝아지고 눈이 예민해지고... 몸무게 100kg의 문정중학교 시절, 준희가 길을 걷다보면 소곤거림, 비웃음 섞인 눈총, 심지어 손가락질까지... 같이 걷는 엄마는 못 느꼈지만 준희는 느꼈다. 죽고 싶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게임의 괴물캐릭터로 불리기 일쑤였고 탱크, 정준하(정준희의 이름을 패러디함) 등 별명이 다양했다.

 

어느 날 준희가 이불을 덮고 흐느끼는 것을 느꼈습니다. 깜짝 놀라 들여다보니 눈이 퉁퉁 부은 채 울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놀림에 화장실 가기가 두렵다고, 교실이나 복도를 다니기가 싫다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마침 준희가 집 근처 헬스장에서 세일한다는 문구를 봤다고 했습니다. 바로 등록했지요.” 엄마의 말이다.

 

처음에는 헬스장에서의 운동이 쉽지 않았다. 두어 달을 건성으로 다녔고 3kg정도 감량한 추석 명절에 친지와 가족이 모인자리에서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가족들 시선은 따가웠다. 심지어 그대로라며 비난도 쏟아졌다.

 

마침 좋아하던 게임도 컴퓨터 고장으로 할 수 없게 되자 이를 악물었고 제대로 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트레이너의 소홀함이 준희의 독한 마음을 여리게 만들었다. 세 번째 지금도 전화를 주고받는 트레이너를 만나고서야 운동에 열중할 수 있었다.

 

준희는 제가 힘들다고 할 때 쉬라고 하면 그냥 운동을 중단하게 돼요. 그때 트레이너는 힘드니까 운동이라며 채찍을 줬어요. 덕분에 지금은 직접 알아서 조절하며 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14개 자음에 모음을 붙여 낙서로 표현했던 준희의 심정을 엄마가 울면서 읽어보고는 코팅해서 잘 보관했다.

 

 

. 가끔은 쉬고도 싶지만. . 나는 쉴 수가 없다. . 다들 있는 게 나한테는 없기 때문이다. . 라면, 햄버거, 치킨, 떡볶이, 피자, 먹을 건 많은데. . 마지못해 먹는 건 닭 가슴살과 샐러드, 그리고 계란 흰자. . 바로 이루고 싶지만 꾸준함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 사진 한 장 찍는 게 싫어! 과거사진을 모두 지웠다. . 아직은 남들 앞에 보여 지는 게 싫지만. . 자신감을 찾는 중이다. . 차차 남들 앞에 보여 지겠지. . 카페에 가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내가 가는 곳은 헬스장. . 타들어가는 지방을 생각하며 애써 참는다. . 파이팅하고. . 하루하루 더욱더 힘을 낸다.’ 눈물겨운 낙서였다.

 

지난해 5월 시작한 헬스는 10월이 되서야 제대로 된 운동법을 찾았고 11월에는 이달의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20kg정도를 감량했던 준희는 친구가 칭찬해주고 주위의 모든 분들이 알아봐주니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그때는 하교하며 헬스장으로 갔다가 트레이너가 퇴근할 때 함께 헬스장을 나왔다. 그는 이젠 그렇게 운동하며 지친다운동과 휴식과 영양이 적절해야 요요현상도 없고 빠진 체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계속 운동하면서 하루 4끼를 먹는 대신 양을 줄였고 적당히 휴식도 취하며 55kg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할까란 말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라며 감정기복이 심해 조울증까지 왔었지만 자존감은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해 자신처럼 친구 못 사귄 아이들 그룹에서 어울릴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은 먼저 말도 걸고 걸음걸이가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존감만 잃지 않는다면 언제고 극복할 수 있다이제 비만으로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한다면 언제고 상담해주고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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