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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의 역사타파(105)

인천 상륙작전으로 영웅이 된 맥아더

 

인천 상륙작전으로 영웅이 된 맥아더,

그는 완벽하게 이길 수 있는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 패장이다.

 

휘하의 전 부대를 동원하여 최대한의 속도로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선까지 진격하라.”

 

맥아더가 19501024, 미 제8군 사령관과 미 제10군단장에게 내린 명령이었다파죽지세로 올라 간 미군을 막아선 군대는 북한군이 아닌 중국군이었다. 중국군이 잘했다기보다 미군 측에 결정적인 실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맥아더의 공격 명령은 한국과 중국의 국경선을 향해 제한 없는 총공격을 하도록 한 것이다. 진급을 위해 승리가 필요한 부대들은 앞다투어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진격해 나갔다각 부대들 사이에 경쟁이 붙여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대 사이의 협조는 원만할 수 없다. 먼저 국경에 도착하고자 하는 각 부대 지휘관들이 다른 부대의 진격에 협조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편제상의 문제도 작용했다. 서부전선의 미 제1군단과 제9군단은 미 제8군단장 워커 중장의 지휘를 받고 있었던 반면, 동부전선의 미 제10군단은 도쿄에 있던 맥아더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미 제10군단은 아몬드 소장이 지휘했는데, 그는 맥아더의 명령을 직접 받았다

 

기동력이 좋은 부대들은 해안도로를 따라 신속하게 북진했다. 뒤따라 북진하는 부대들은 이미 지나간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 다른 길이란 상태가 좋지 않은 내륙의 산길이다

 

후발 부대와 선발 부대 사이의 간격이 점점 벌어졌다. 이 바람에 동, 서 양쪽 전선 에 80km가 넘는 커다란 틈이 생겼음은 말할 것도 없다

 

42만 명의 유엔군은 1124크리스마스 대공세를 시작했다. 11월 말에 시작된 작전의 이름이 크리스마스인 것부터가 크리스마스까지는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적은 재기할 능력이 없으니 압록강까지 진격하라! 크리스마스에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군과 유엔군은 북진하는 데만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공세는 며칠 못가 실패했고, 1130일을 기하여 모든 부대가 철수해야 했다. 분산된 미군은 수시로 포위당했다. 앞서 국경까지 진격한 부대와 뒤따라가는 부대 사이의 공백지대로 중국군은 별 저항을 받지 않고 숨어들었다.  

 

중국군은 전선의 틈을 간신히 메워주고 있던 국군부터 집중 공격한 다음 미군을 포위하는 작전을 펼쳤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국군과 유엔군 병사들은 중국군이 압도적인 병력으로 인해전술을 쓴다 고 생각했다

 

북과 꽹과리를 치며 불쑥불쑥 나타나는 중국군의 원시적인 전술 앞에 미군은 혼비백산 허둥댔다.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미군은 2주일 동안 약 250km를 후퇴했다.

 

미국 대통령 트루먼은 맥아더의 크리스마스 총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경악했다. 맥아더의 만주 원자폭탄 폭격은 현실화 카드로 준비됐다. 트루먼은 기자 회견을 통해 한국전쟁에서 원자폭탄 사용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의 여론은 들끓었다. 대부분 나라가 원자폭탄 사용 계획을 비난했고, 미국 국내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이 강했다. 미국 다음으로 지상군을 많이 파견한 영국도 사용 반대를 분명히 했다. 세계적인 반대 여론과 소련도 핵무기 사용 가능 정보에 미국은 원자폭탄 사용 카드를 접었다

 

미합중국 군대의 최고통수권자이며 대통령인 나의 임무가 현재 미군 참모총장이며 미 극동군 사령관이자 유엔군 사령관인 귀관을 대신할 사람을 뽑아야 하는 점이라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오.

 

1951411, 트루먼은 맥아더를 전격 해임했다. 전쟁은 23개월 동안 이어졌고, 원자폭탄은 사용되지 않았다.

 

오룡 (오룡 인문학 연구소 원장, 경기도립 중앙도서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