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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권위주의시대에서 자유주의 시대로 바뀌고농경사회에서 과학문명이 발달한 산업시대로 바뀌고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는 등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우리는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그 가운데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효도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이는 단지 가정에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효와 사랑과 질서를 상실하면서 사회적 폭력과 우울증패륜 등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인성 상실의 시대물질만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용인신문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내가 생각하는 효내가 실천하는 효효에 얽힌 추억설화장유유서의 미덕 등 우리 사회를 좀 더 정 넘치게 할 수 있는 경험담과 일화 등을 발굴 연재함으로써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인성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 신 삼강행실도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종구 용인학연구소장


나이 든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

어머님 생전에 더 잘해야 했다... 뒤늦은 회한

 



효는 우리사회를 이끌어가는 근본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백행의 근본이 아닙니까. 효를 실천한다면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안다고 봅니다. 이로 인해 사회가 안정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종구 용인문화원 부설 용인학연구소장은 효의 숭고한 의미와는 달리 요새는 효를 수단으로 보고 있어 씁쓸하다특히 40~50대의 자식들은 부모의 재산을 생계수단화 하기 때문에 부모 폭행이 자주 발생 한다고 말했다.


부모 역시 수직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아름다운 효의 실천은 어렵다고 본다는 그는 부모는 자식에게 무엇이든 시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자식들은 전혀 딴 생각을 한다.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자식이 돈 벌어오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부모 욕심이다. 애들 삶은 애들 삶이다. 어른이 자제하고 변화해야 한다. 이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소장은 아들, 딸 남매를 두고 있는데, 두 자녀 모두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있다. 아들네는 미국에 살고 있고, 현재 딸 내외와 함께 살고 있다. 함께 살고 있는 사위에게 조심스러워 말을 자제하는 편이다. 꼭 할 말이 있을 때는 어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묻는 식으로 말하지만, 사위 입장에서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도 있을 것이라며 사위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의 말에 사위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묻어있다.


이 소장은 지금은 부모님이 모두 작고하셨지만, 어머니 생전에 어머니를 때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며 효와 관련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이해하려는 찰나, 풍과 노환, 간헐적 치매로 고생하던 어머니가 수시로 죽는 약을 가져다 달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그런 소리를 들으면 신경질이 날 때가 있단다. 그럴 때 밀가루를 가져다 주고 걱정말고 잡수세요라고 하면 금 새 얼굴색이 변하셨다고 회상했다. 사실 어찌 생각하면 목숨만 연명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빨리 돌아가시는 편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나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소장은 아내와 함께 병수발을 했다. 평소 깔끔하던 어머니 입장에서 아무리 자식이어도 며느리와 아들에게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싶다.


부끄러우셨는지 변을 이불속에 꽁꽁 숨겨놓곤 하시다 마침내 요양원에 보내달라셨어요.”


가족회의를 열었는데, 형제들과 다퉜고, 심지어 어머니의 오빠, 즉 외삼촌까지도 자식들이 그럴 수 있냐며 반대하셨다. 불과 수년전 일인데, 농촌이어서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당시만 해도 요양원을 마치 고려장으로 여겨 부모를 버리는 행위, 패륜이라고 생각했다. 동네 어른들은 겉으로는 잘했다고 했지만 대학까지 보내고 잘 키워놨더니 하는 짓이 저렇다고 욕을 했다. 지금은 집에 갇혀있다시피 하느니 요양원이 낫다는 생각이 퍼져 동네 어른들도 요양원으로 많이 가신다.


이 소장은 어머니를 모실 요양원을 정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했다. 환경과 식사, 운동, 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따졌다. 처음 모시고 가던 날 여동생은 슬픔을 감추기 위해 유난스레 떠들면서 웃어댔고, 이 소장은 아린 마음에 묵묵히 운전만 했다. 어머니는 차에 타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지만 잘 적응하셨다. 다시는 집에 못 돌아간다, 죽으러 간다는 생각을 하셨을 어머니는 요양원에서 3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처음에 풍에 걸리셨을 때 학교 교사였던 이종구 소장은 병원에서 먹고 자면서 학교로 출퇴근을 했을 정도로 효자다. 그때 잘했다 싶지만 어머니 팔이 구부러졌는데, 그것을 펴드리지 못한 것은 지금도 한스럽다.


“80년대부터 당뇨를 앓기 시작한 어머니는 생전에 불사조 할머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건강관리, 자기 관리에 철저했어요. 해외여행을 떠나면서도 보리밥을 챙겨 가실 정도였어요. 늙어서 자식 고생 안시키겠다고 관리하신 거죠. 만약 똥 싸고 오줌 싸게 되면 장남인 나에게 농약을 사다 달라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아버지는 유교적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셨다. 직선적, 수직적 사고를 가지고 말씀도 거칠게 했기 때문에 반감을 가질 때가 많았다. 이 소장도 아버지 영향인지 은연중에 무조건 복종하라는 식의 수직적 사고가 튀어나오곤 한다.


지난봄에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네를 한 달 정도 방문했다. 종손인 아들한테 할머니 제사를 지내라고 했더니 마트에서 제사음식을 사다가 제사상을 차렸다. 상차림을 봐달라는 아들한테 편한 대로 차리되 정성껏만 차리라고 했다. 유세차하고 제문을 낭독하기 보다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미제라며 맛있는 것 많이 잡수라고 말했다.


이런게 효의 현대적 계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형식에 치우친 옛 방식을 고집하면 의미도 모르는데다, 따라할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초등학생인 외손자한테는 친할머니한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 드리라고 합니다. 아마 그 전화 받으면 보약 드신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종구 소장은 앞으로 노후 보장은 국가가 하기보다는 개인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30~40대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60대 후반인 이 소장은 부모님이 남겨 준 재산으로 좀 더 늙으면 아내와 함께 실버타운인 수원 삼성 노블카운티에 입주해 다양한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활기찬 노후의 삶이 준비가 돼 있는 이종구 소장. 굳이 자식과 함께 살면서 효도를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용인신문 -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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