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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용성스님 팔상록’ ‘만해 한용운 불교대전’ 공개

와우정사 해곡스님, 3.1운동 100주년 맞아 더욱 소중한 유물




와우정사(처인구 해곡동) 해곡 스님은 3. 1운동 100주년을 맞아 백용성 스님(1864~1940)이 저술한 한글 팔상록을 공개했다.


불교사상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용성 스님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3.1운동 주도자로 2년간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 중, 한글 팔상록을 옥중에서 저술했다.


근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 용성 스님은 만해 한용운과 함께 민족대표 33인 중 한명으로 금강경과 원각경 등 한글 역경불사에 주력하면서 불교 대중화에 앞장선 불경번역의 창시자다.


용성스님은 옥중에서 제자인 동헌스님에게 종이와 붓을 몰래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당시 한글 사용을 금하던 일제의 눈을 피해 용성 스님은 부처님 일대기를 한글로 써서 밖으로 전달하며 세상에 읽혀지길 염원했습니다. 선승 상좌들이 용성 스님 친필을 토대로 누구나 보기 쉽게 팔상록을 구성해 용성스님 출옥 후 1921년에 출판했습니다.”


당시 불교계에서는 한문을 놔두고 천한 언문을 쓰냐며 불경의 한글번역을 반기지 않았다. 그러나 옥중에서 타 종교인들이 종교 경전을 읽는 것을 보게 된 용성 스님은 종교 경전가운데 한문으로 된 것은 불교경전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학, 정치학, 기계학 등 배울 게 많은데 익히기 힘든 한문을 배우느라 세월을 낭비한다고 판단한 용성 스님은 한문을 안다고 종교의 진리를 아는 것은 아니라며 불교에 관한 모든 서적을 한글화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해곡 스님은 1964, 자신의 스승이며 용성스님의 상좌인 고암스님의 부름으로 종로 대각사를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팔상록을 전해 받았다.


당시 방송국에서 방송 일을 했던 해곡스님에게 팔상록을 주면서 포교하는 데 사용하라고 했다.


용성 스님은 3. 1운동 성지였던 대각사를 창건하고 이곳에서 민족혼을 일깨웠다. 만해 한용운은 물론 김구, 손병희 등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하면서 독립운동자금 지원과 임시정부자금 조달의 큰손으로 활동했다. 출판, 강연 등을 통해 민족자주성을 일깨우고자 주력했으나 끝내 독립을 보지 못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용성 스님에 대한 연구가 최근 본격화 되면서 임시정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독립운동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한 큰 어른으로, 또 불교대중화에 앞장선 학승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용성 스님의 맏손주 상좌인 해곡스님은 이번에 팔상록과 함께 만해 한용운이 쓴 불교대전(1914년 출간)도 함께 공개했다.


해곡 스님은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통일부장관으로부터 남북평화통일 기원사찰 공로로 표창을 받았다.

<용인신문 - 박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