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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도서 하루하루의 삶 기록 일기같은 시집

새책 _ 이금한 시인 ‘관덕정 일기’

 

뿔 소라 회·한치 물회·성게 칼국수
제주 토속적 음식 시의 구미 당겨
뼈만 남은 삶. . . 90일간 살찌우기

 

[용인신문] 제주도에서 보낸 90일 간의 삶을 기록한 이금한 시인의 시집 ‘관덕정 일기’가 청어에서 나왔다.

관덕정 일기는 제주도에 머물면서 하루하루 삶을 기록한 일기와도 같은 독특한 시집이다.

 

관덕정 일기 1, 2, 3으로 넘버링 되어진 시를 읽어 내려가는 게 재밌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제주의 명소뿐만 아니라 이금한 시인이 찾아낸 카페며 마트, 시장 등 제주 사람들이 일상으로 삶을 영위하는 곳이 시속에 등장한다. 90일간의 기록인 관덕정 일기만 읽고도 웬만큼 제주사람이 된 것 같다.

 

뿔소라 회, 한치 물회, 성게 칼국수, 꿩 메밀국수 등 제주의 냄새가 가득한 토속적인 음식도 시의 구미를 당긴다.

그가 숙소로 삼았던 원룸 맞은편에 있던 제주의 관아가 관덕정이다.

 

“제주관아 앞에는 관료들이 심신을 수양하던 터 관덕정이 있다. 제주에 도착한 이후 잡은 곳이 관덕정 바로 앞의 원룸이었다”

 

그는 관덕정에 머물면서 제주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느끼고 써 내려갔다. 시인이 제주에서 보낸 시간은 희망이었고 재활의 의지였다. 그는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제주에서 시간을 보냈다. 90일간의 제주생활을 통해 그는 뼈만 남았던 삶에 양분을 채우며 피를 생성했고 근육을 키웠다.

 

한라산, 수목원, 항구나 포구, 해녀, 바닷가, 시장이나 일터, 전시회나 영화, 공연도 접했다. 이렇게 알차게 제주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그가 90일간 머물면서 써내려간 시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그의 시는 마치 일기와도 같아서 읽기도 편하고 그 느낌이 쉽게 와 닿는다. 그러면서 제주에 실제로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일상에서 벗어난 90일간의 제주 생활을 뒤로 하고 제주를 떠나온 그는 제주앓이를 하고 만다. 시작의 글 ‘두고 떠나며’에서 희망의 땅에 깊게 내딛고 먼 시간을 돌아 곧 돌아올 것이라고 호탕하게 제주를 향해 떠나는 마음을 노래했다면 그는 여행 마지막 후기 ‘제주 유감’에서 그리움에 사무친 흔들리는 여운으로 글을 맺는다.

 

“제주를 떠나오는 게 아니었다/ 하나를 찾고자 다시 하나를 두었고/ 그리움은 그리움을 상쇄하지 못했다/ 푸른 하늘을 그대로 두고 오는 게 아니었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하던 바다를 두고/ 하늘 가득한 가공의 숲에서는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다/ 같은 하늘로 이어진 길이었지만/ 바다를 건너는 순간 다르다는 걸 알았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는 마음과 몸의 경계와도 같았다/ 그날 밤 마음보다 먼저 몸이 무너져 내렸다/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밤이 되었다/ 하루를 견뎌낸 몸에 이상이 생겼다/ 미열이 나고 식은땀이 그치지 않는다/…”(‘제주 유감’ 중에서)

 

그러나 그는 작품 ‘해후’를 통해 멀리 떠나온 삶을 정리하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함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가득 충전한 채로.

 

현재 용인문학회 회원인 이금한 시인은 절망으로 가득 찼던 아득했던 순간에 모든 포기를 미루고 희망의 끊을 놓지 않기 위해 제주로 떠나 90일간 머물면서 삶을 기록했다. 이같은 방법은 모든 힘든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한 여행이 아니라 일기를 남기고 시를 쓰는 작업을 함께 하면서 깊은 그리움을 남기는 여행. 치유와 그리움을 한가득 남기는 시집이다. 한국시사랑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바람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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