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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명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다

안영선 첫 시집 ‘춘몽은 더 독한 계절이다’

[용인신문] 안영선 시인이 첫 시집 ‘춘몽은 더 독한 계절이다’를 천년의 시작에서 펴냈다.

 

용인문학회 회장으로 있는 안 시인은 지난 2013년 ‘문학의 오늘’로 등단한 후 오랜만에 첫 시집을 내놨다.

 

김윤배 시인은 해설에서 “안 시인의 시는 진솔하고 정직하며 허위의식 없고 과장하지 않으며 사회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시 세계는 묵직하고 문장은 어느 위치에서나 떨림을 유지하며 문장을 세공하는 능력이 섬세하다”고 평했다.

 

시인은 생의 허무를 초월하고, 생의 근원적 문제를 성찰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명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이상향인 몽유도원을 향해 나아가는 시적 여정이며, 그 너머에 존재하는 생명의 숭고한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그 안에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에 관한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찬란한 빛으로 스며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집의 백미인 신新몽유도원도는 15편의 연작시다.

 

상춘기, 화성 생존기, 백수 탈출기, 인턴 생존기, 신인류기, 수생기, 몽상기, 송신기, 단풍기, 비혼기, 명퇴기, 화유기, 병상기, 혹한기, 송년기 등으로 이뤄졌다.

 

매 시편의 마지막 연에 그가 꿈꾸는 몽유도원을 그리고 있다. 몽유도원도는 조선 1447년 안평대군이 꿈에 도원에서 보았던 광경을 화가 안견에게 그리게 한 작품이다. 왼편 하단부의 현실 세계와 오른편 상단부의 도원 세계가 대조를 이루듯, 그의 시 역시 현실과 이상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김윤배 시인은 해설을 통해 “연작시편마다 마지막 연은 현실 건너 그가 가닿고자 한 이상향인 도원의 이미지”라고 했다.

 

“나는 지난 몇 년을 정말 열심히 살았어/ 그사이 내 이름이 사라졌지 그사이 꿈도 사라졌어 그사이 인턴이라는 모호한 이름과 정규직이라는 아득한 꿈이 생겼지 내 아득한 꿈은 그들이 움켜쥔 예리한 창끝이야 창끝에 나는 언제나 안절부절못하거든 뾰족한 끝은 때때로 나를 유린하기도 하고 그들이 잠시 비워 놓은 텅 빈 어둠을 밤새 지키게도 하지/ 몰랐어 정말 몰랐어 애완견은 충견일 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늘 나를 안아주고 늘 나를 감싸주지만 내 표피에 닿는 그들의 체온은 언제나 시리도록 싸늘했지 아마도 나와는 세포 구조가 다른 종족인가 봐 그들에게 나는 아직도 미생이었지 오늘도 졸음에 겨워 눈을 비비다 텅 빈 사무실 책상에 엎어져 모호한 이름으로 잠이 들었어/ 내일 아침, 그들이 도화 향기 그윽한 내 진짜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어”(‘신新 몽유도원도 4 인턴 탈출기’ 전문)

 

추천사를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는 “그의 시는 정직한 고백과 사물을 향한 따뜻한 품에서 발원하지만 대상에 대한 감상적 연민이나 감정이입을 수행하지 않는다”며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일상, 가족, 시대, 신몽유도원도를 그려가는 도약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우리네 서럽고 하찮은 일상의 삶이 우주적 섭리와 자연스레 소통하고 있는 시집”이라며 “곰팡이꽃으로라도 환생을 꿈꾸는 언어들이 피어나 복숭아꽃 흐드러진 무릉도원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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