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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할 때 더 깊이 보는 존재의 가치

 

 

용인신문 | 인간이 갑작스레 야생으로 내던져졌을 때 가장 아쉬운 것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들이라 이를 모티프로 각종 예능에서 ‘~에서 살아남기’ 코너를 만들기도 한다. 오지에서의 여행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기초적인 생존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색다른 시각으로 구경하는 시청자가 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구경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애틋한 사물들』의 저자는 구경하는 이가 아니라 매일의 체험자이면서 체험하는 자신을 관찰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자신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태어나자마자 황달로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왼손이 부자유스럽지만, 어린 시절부터 수십 번 실패를 통해 사물을 다르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익혀 나갔다.” 저자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은 보편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익숙해지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를 “성장통”이라 말하며 위대한 사유를 발견한다. 예를 들면, 수세미를 보며 손이 불편해서 더 인지하게 되는 사물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진 장애 때문에 왼손의 불편하고 오른손이 편한데 설거지를 하면서 어느새 왼손이 수세미를 쥐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저자에게 왼손은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손이었다. 젓가락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불편한 손 때문에 젓가락 대신 집게를 쓰다 보니 집게에 길들어 젓가락 배우기를 하지 않게 되었다며 사는데 꼭 필요한 건데 배우지 않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묻고 있다.

 

요즘 세간에서 늘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생긴 불안감으로 사회적 갈등이 일고 있다. 사물보다 사람이 더 애틋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