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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겹다 못해 촌스러웠던 원삼면 학일리의 추억

지난 12일 원삼면 학일리에 경사가 있었다. 원삼면 학일리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학일리 진입로 확·포장 공사를 마치고 개통식이 열렸기 때문.

이번 도로의 개통 덕에 학일리 주민들의 이동이 더 편해지게 됐다. 또 한 창 공사가 진행 중인 학일-고당간 도로가 개통되면 구불구불 돌아서 들어가야 했던 학일리로의 진입이 더 편해지게 된다.

그 동안 원삼면은 오리농법 등 지역 특산물의 생산지로 학일 아름마을 같은 농촌체험장으로 도시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랑의 원인은 촌스러움에 있다고 본다. 나쁜 의미로의 촌스러움이 아닌 고향에 온 듯 한 평화로운 풍경과 따뜻한 시골인심이 그 촌스러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기자로서 이런 촌스러운 풍경을 찾다 보니 원삼면이 딱이라는 느낌이 왔다 그중에서도 학일리는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였다.

지면상에도 이런 모습이 많이 표출됐다. 용인신문 사진기자로 일하고 지금까지 일면에 나간 농촌 풍경의 60%이상이 원삼면 사진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원삼면의 모습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 앞서 말한 새로운 도로의 개통도 이런 변화중 하나다.

‘점점 그림이 안 나온다’고 해야 할까?
보호와 개발, 농촌과 도시 무엇이 우선이고 중요한지, 더 낳은 것인지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사진기자로 점점 사라지는 정겨운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이 한편에 자리 잡아 마음이 씁쓸하다.

모내기를 하다 새참을 드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논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오리들을 자랑스러운 듯 보고 있던 할아버지, 보일러를 돌리기 위해 장작을 패 땔감을 만들 던 아저씨, 처마 밑에 메주를 널던 아주머니, 더운데 힘들겠다며 직접 만들 과일주스를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주시던 할머니…….

원삼면의 외형적인 변화가 이런 따뜻했던 원삼주민들의 모습까지 잃어버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억 속에서 다시 떠올리기 보단 당장 찾아가기만 하면 다시 느끼고 볼 수 있는 그런 원삼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