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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반려동물과 함께 이웃과 함께


우리 가족이 강아지를 키운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단순히 강아지가 예뻐서 혹은 아이들이 졸라서 키우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어머님에게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님은 오래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강아지를 좋아하면서도 시집오면서부터 남편의 반대로 강아지를 키울 수 없었던 어머님에게 우리 가족은 비싼 약 대신 강아지를 선물했고, 지금 그 선물은 그 어떤 약보다도, 그 어떤 친구보다도 어머님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

우리 가족은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웃들이 개를 비롯한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란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도 이웃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적잖게 일어났고, 반상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번 회의를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이웃들의 항의와 호소가 잇따르고, 서로 다른 견해로 인해 가끔은 감정표현이 지나치게 격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 이웃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배려해야할 점들이 많았다. 특히 반려동물의 배설물 방치와 소음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과 어르신, 임산부 등에게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갈등이 생기는 요인은 문제 상황이 아니라 태도와 의사표현 방식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우리 가족은 개를 데리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따가운 눈총과 험한 욕설을 감당해야하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이웃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그럴수도 있지 않느냐며 큰소리를 치는 주인들도 있다.

얼마전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다. 이웃에서 직접 찾아와 집에 호스피스 환자가 있다며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임종을 준비하고 싶은데 소음으로 인해 환자가 힘들어하니 조금만 주의를 해달라며 정중히 부탁을 했다고 한다. 상대를 향한 배려와 진심어린 소망은 듣는 이의 마음을 열게 했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일방적인 의사소통과 성숙하지 못한 감정표현은 서로 마음만 상할 뿐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솔직하면서도 예의있게 상대를 배려하면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반려동물 함께 우리 모두가 웃으며 지낼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기대해본다.

<보정동 문우정 |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