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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교 입학정원과 수지

강성구 수지시민연대 공동대표

여름의 더위가 한 참 달아오를 때 수지의 학부모들은 그 더위를 아랑곳하지 않을 소식으로 얼음판처럼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수지의 고등학교 입학대상이 되는 중학교 졸업학생들 중 약 800여명이 동백지구와 신갈 등 현실적으로 대중교통이 열악해 통학으로는 감히 엄두도 못 내는 학교로 강제입학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지와 그리고 희망과는 상관없이 도교육청의 행정에 의해 벌어지게 됐다.

도교육청 당국은 학급당 학생수를 현재의 42명에서 39명 또는 그 이하로 조정해 쾌적한 면학 분위기를 개선키 위한 장기적 조치의 시작으로 설명했지만 대부분 서울로의 출퇴근이 대부분인 수지지역의 생활패턴 입장에서는 자녀 때문에 이사를 하던지, 아니면 1시간 넘는 통학거리를 감수해야만 하는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더욱이 비평준화 지역으로 시험성적에 의해 입학이 정해지는 특성상 타 지역으로의 입학은 공부 못하는 학생으로 낙인 찍히는 곤란함도 생길지 모를 일 이었다.

그러던 중 중학교 학부모 대표들로 구성된 수지고등학교정원확보대책위원회가 발족하게 되었고 그 흥분된 마음을 부여잡고 비 오는 날 도교육청으로 버스13대와 타 교통편을 이용해 약 700여명이 넘게 달려가 부당한 입학정원을 성토하게 되었다. 그리고 흐르는 땀을 훔칠 겨를도 없이 수지지역의 거리 곳곳에 서서 서명운동을 벌여 약 2만5000여명의 서명지지를 받아 교육청에 제출했다.

사실 용인시의 면적이 서울의 약 97%되는 넓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단일학군으로 적용하는 정책실행 과정에서 거주하는 주민의 밀도를 감안한 학교의 신설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결국 도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주장을 참작해 수지지역내의 학급당 학생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약 10여 개의 학급을 증설함으로써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임시적 조치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인 고등학교의 신설은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하는 숙제를 모두에게 안겨 주게 되었다.

영어마을에 많은 예산을 들이는 용인시의 교육 정책적 관심을 보면서 당장 급한 수지지역의 학부모 입장에서는 서러움을 당하는 듯 싶어 안타까움이 먼저 든다.

수지지역에 고등학교의 신설이 이뤄지기를 바라며 차제에 교육환경 전체에 대한 보다 냉정하고 차분한 마인드로 교육 인프라가 갖춰지길 기대한다.

아무리 더운 여름도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앞두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참을 수 있듯이 참고 기다려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