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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책/행운의 꽃반지

박청자/(사)경기 한국수필가 협회 회장

봉사 삼총사가 연천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우선 동서울 터미널에서 자원봉사자이신 이종숙 어른을 만났다.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안경을 쓰고 뜨개질을 하고 계셨다.

어른은 버리는 실을 이용하여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코바늘로 행운의 꽃신을 엄지손고락 만하게 짜서 주시는 분이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허리가 구부러지시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천에서 오시는 것이다. 이 어른과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시각 장애자 김정숙 원장과 봉사 삼총사로 만나서 일한지 거의 10년이다. 소록도 한센시병환자봉사 ,군부대, 장애인, 노숙자 돕기로 만두 나누기운동 등 봉사를 하는 것이다.

오늘도 셋이 만나 한마음애집에 기거 하시던 이순덕 할머니가 연천 백병원에 입원 하셨는데 필자를 무척보고 싶어 한다기에 추석도 가까워지는데 만사 제치고 찾아뵈러 갔다. 누구 말대로 철통 전철을 여러번 갈아타고 6ㅡ7번을 차를 갈아타야 이곳까지 오는 것이다.

이순덕 할머니는 80이 넘은 분인데 자손들이 4명이나 있으나 하나도 찾아뵈러 오지 않는 다고 서글퍼 하신다. 복지관에 계실 때도 오지 않았는데 입원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는데도 문병을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옆 침대의 계신할머니는 일주일이면 2회씩이나 자녀들이 다녀간다고 부러워했다.

작지만 금일봉과 다과를 사 갖이고 가서 문병을 하였다. 너무 고맙다고 하며 말을 못하고 눈물을 주르르 흘리시며 우시는 할머니! 가여운 생각이 들어 붙들고 같이 울었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며 봉사하고 살면서 집을 장만했는데 사업한다고 아들이 팔아 쓰고, 어머니를 잠간만 친척집에 계시라고 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있을수가 없어 복지시설로 온지 10여년이 넘은 것이다. 4명이나 되는 자식들이 각자 결혼하여 자식낳고 살고 있지만 찾아와 보기커녕 전화도 하지 않고 번호까지 바꾸고 두절을 한다고 하니 세상에 이럴수가…. 믿어지지 않는다.

고등동물 이라는 사람! 인생이 이렇게 끝나야 되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자녀들이 어렵거나 말 못할 무슨 사정이 있겠지만 가슴이 아파서 같이 울었더니 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 자손들에 대해 여쭈면 일체 대꾸를 하지않고 함구를 한다. 혹여 자식들에게 누가 될가 걱정해서다.

지금 이 사회에 자식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고 효자도 많이 있지만 부모와자식간의 도리를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제 자식 을 사랑하면 제부모도 당연히 챙겨야 할 텐데, 입원비등 금전 들어갈 생각에 형제가 서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하긴 금전 때문에 제부모를 사람을 시켜 살해하는 세상이니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자식이 남만도 못하니 어이가 없어 한탄할 뿐이다.

어떻든 건강이 제일 이라고 하면서 식사를 거르지 말고 잘 하시라고 당부를 하며 병원을 나왔다. 우리 삼총사는 83세나 되신 이 선생님 과 김 원장, 많이 아팠던 필자와 셋은 나이도, 장애도, 아픔도, 모두 초월하여 봉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추석이 아직 멀었지만 선물로 가지고온 ‘’행운에 꽃반지,, 가 추석선물 이라고 하면서 이것을 끼고 있으면 행운이 펑펑 들어 올 것이라고 하나씩 드렸다. 원래 반지는 구멍이 끝이 없기 때문에 영원한 행복 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예나 지금이나 혼인 할 때에는 반드시 반지를 예물로 교환 하는 것이다.

이 반지는 우리 문학회 임 선생이 크리스탈 여러 가지 색깔로 꽃송이를 손수 만들어 좋은 일을 하는 분에게 드리기도 하고 자료 값만 받고 팔기도 하기에, 내가 구입을 해서 봉사를 잘하는 분들에게만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베풀기 좋아하는 박 회장은 못 말린다고 하며 고마워한다. 김 원장은 보이지 않으나 손끝으로 만져보고 볼수록 예쁘다고 종일 만지고, 옆에서 이 선생이 다이야몬드 반지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다며 거들었다.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받으면 즐거워하기에 기분 좋게 주는 마음이다.앞으로도 봉사일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 “행운의 꽃반지” 를 하나씩 드리면서 기쁨을 같이 나눌 것 이라고 하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