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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자궁경부암으로부터의 해방

김인호/동백미즈산부인과 원장/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역임/ 현 고려대학교 산부인과 외래교수

비정상적인 세포가 통제되지 못하고 과다하게 증식할 뿐만 아니라 주위 조직이나 장기에 침입하여 종괴를 형성하거나 정상 조직을 파괴하는 상태를 암이라 합니다.

암은 주위 조직을 침투(침윤)하고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특징과 종괴를 제거해도 다시 재발하는 점이 양성종양과 틀린 점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암의 치료가 어렵고 치명적입니다.

자궁경부암(자궁목암)은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여성암중 제2위의 발생률과 제3위의 사망률을 보이는 흔한 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0년간 발생률은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여성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중 5위의 발생빈도를 보이며 유방암에 이어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생식기암입니다.

자궁은 골반안에 위치하는 자궁본체와 질과 연결되는 자궁경부(자궁목)로 이루어져 있고 자궁경부의 외부면은 바깥(질안)으로 통해 있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궁경부의 병변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손쉽게 검사나 조직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용이한 접근성과 함께 자궁질도말세포진(흔히 말하는 자궁암 검사는 자궁경부암 검사로 세포진검사를 말함)이라는 효과적인 선별검사 방법이 있어 이차적 예방에 필요한 암 검진 방법이 가능합니다.

또한 중요한 자궁경부암의 특징으로 오랜 기간의 전암병변이 있다는 점입니다. 정상에서 암으로 발전되는 시기가 짧거나 전암단계가 없다면 검사 시기나 간격도 문제이고 전암단계나 초기에 발견하기 힘들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어 그만큼 예방 및 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겁니다.

자궁경부암은 짧게는 수년에서 십수년의 오랜 기간 동안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이라는 암이 되기전단계(전암병변)를 거쳐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발견해서 간단한 치료를 통해 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궁경부암은 원인이나 위험요인들이 확실하게 밝혀진 암입니다. 그 중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으며(이는 담배와 폐암의 관계라든가 간염바이러스와 간암간의 관계보다 더 확실한 원인관계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므로 일찍 성관계를 가진 여성,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지는 경우, 여러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배우자를 둔 여성 등에서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원인이 알려져 있으므로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피하는 일차적 예방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일차적 예방법은 생활과 행동양식 등 가장 기초적이면서 개인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이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첫 번째 칼럼에서 말했듯이 자궁경부암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암의 예방에 대한 혁신적인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기대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원인관계 및 백신접종, 선별검진의 확립 및 긴 전암단계와 치료등 다양한 잇점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검진체계의 확립 및 교육, 관리 등으로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 우리도 말로만 선진국이라 하지 말고 실제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선진국처럼 떨어뜨려야 할 겁니다.

이는 국가, 의료진, 여성 모두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이루어 낼 수 있고 자궁경부암 발생률 “0” 이 되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그 날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