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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글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

다문화 가정이야기-6 결혼이민자편

한국 문맹률은 세계적으로 아주 적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교육열도 그 이유 중에 하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한글의 과학적인 조합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글의 매력은 무엇보다 쓰기 편하고 외우기 쉽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 해 모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빠져드는 한글 덕분에 견디었고, 오늘 날의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음운학의 발음 위치부터 전체적인 구성과 글씨의 조화가 절묘하리만큼 과학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외래어 표기법도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한글을 오염 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외면하는 점이 참 안타깝다. 나는 대학원을 다닐 때 하도 답답해서 선배한테 물었다. ‘왜 아름다운 한국말에 꼭 영어 한 두 개를 섞어서 말하냐’고 묻자 ‘유식해 보인다’라는 대답을 얻었다.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으로서 전혀 유식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한국인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고등학생들끼리 사용하는 신조어가 더 낫다.

예를 들어 ‘얼짱’, ‘지못미’ 등등이 훨씬 한국인답다. 흔히 쓰는 ‘노크’도 북한에서 ‘손기척’이라는 단어가 더 정이 가지 않는가? 지금 우리 머리에서 ‘영어가 멋있다, 북한 말이 촌스럽다’라는 인식이 들어 있어서 그렇지, 순 우리말이 얼마나 멋있는지 알게 될 것이고 꾸준히 들으면 익숙해질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

한국의 문화는 한국 사람이 지켜야 된다. 물론 외국인과는 영어(외국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멋지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과학적인 한글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서 한국어 교사가 되는 꿈을 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그동안 머릿속에 한글을 채우고 또 채워 나가고 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인생 끝까지 아름다운 한글을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