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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자 잇단 배출

김지혜, 2011 ‘국제신문’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문학사상’, ‘시산맥’등 유력 문예지 등단도 속출

 

   

 

 

지난해 우리나라 신춘문예 역사상 최연소 당선자를 배출했던 용인문학회(회장 김종경)에서 2011년 신춘문예 당선자가 잇따라 나와 화제다.

 


특히 지난해에는 『문학사상』과 『시산맥』 문예지 공모에서도 시 부문 당선자가 연이어 나와 시인 등용문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용인문학회가 운영 중인 <용인문학 아카데미 시창작반(책임강사 박해람)> 출신으로 지난해에는 이슬(당시18세·동백고)양이 201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 신춘문예 사상 최연소 당선자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어 김지혜(본명 김춘순)씨가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로 당선됐다. 지난해엔 안채영씨가 제63회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에 <諺簡文>외 6편이 당선됐다. 또 이승남씨는 제2회 『시산맥』신인문학상에 <배꽃 아파트>외 4편이 당선되는 영광을 얻어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전에도 적잖은 회원들이 신춘문예와 유력문예지를 통해 등단하거나 수상을 해 시인 지망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의 신춘문예 당선자 김지혜씨는 “늦고 뒤처진 걸음이지만 간혹, 뒤를 살피는 업이 천직이 될 수도 있다는 용기를 내어 본다”면서 “척후병의 막중함으로 詩作(시작)에 임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한편, 용인문학회는 오는 3월부터 <제8기 용인문학 아카데미 시창작반>운영을 시작으로 <제12회 용인문학 신인상 공모전>과 <제9회 용인시 문학의 밤(약천문학제)>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창작반 문의: 010-9508-0335 사무국장)

<2011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김지혜
들판의 지표면이 자라는 철

유목의 봄, 민들레가 피었다
민들레의 다른 말은 유목
들판을 옮겨 다니다 툭, 터진 꽃씨는
허공을 떠돌다 바람 잠잠한 곳에 천막을 친다
아주 가벼운 것들의 이름이 뭉쳐있는 어느 代
날아오르는 초록을 단단히 잡고 있는 한 채의 게르
꿈이 잠을 다독거린다.

떠도는 혈통들은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어느 종족의 소통 방식 같은 천막과 작은 구릉의 여우소리를 데려와 아이를 달래는 밤
끓는 수태차의 온기는 어느 후각을 대접하고 있다.

들판의 화로(火爐)다.
노란 한 철을 천천히 태워 흰 꽃대를 만들고 한 몸에서 몇 개의
계절을 섞을 수 있는 경지
지난 가을 날아간 불씨들이
들판 여기저기에서 살아나고 있다.

천막의 종족들은 가끔 빗줄기를 말려 국수를 말아 먹기도 한다.
바닥에 귀 기울이면 땅 속 깊숙이 모래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초원의 목마름이란 자기 소리를 감추는 속성이 있어
깊은 말굽 소리를 받아 낸 자리마다 바람이 귀를 접고 쉰다.

이른 가을 천막을 걷어 어느 허공의 들판으로 날아갈 봄.

<약력> 김지혜(본명 김춘순)
△1952년 강원도 춘천출생 △수원여대 졸업
△용인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