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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주는 시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21


봄을 찾아

작자 미상


봄을 찾아 진종일 헤매었어요
산으로 들로 아지랑이 속으로
짚신이 다 닳도록 헤매었어요
지친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문득 코끝을 스치는 매화향기에
그냥 웃어 버렸지요
뜰앞 매화나무 가지 끝에서
봄은 벌써 피어나고 있었어요

진일심춘불견춘(盡日尋春不見春)
망혜답편롱두운(芒鞵踏遍隴頭雲)
귀래소념매화후(歸來笑拈梅花嗅)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송나라 학자 나대경(羅大經)이란 이가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라는 책 속에 기록되어 있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비구니가 지었다는 오도송이다. 당신은 진리를 찾기 위해 너무 먼 곳의 교정을 뒤지며 다니지는 않았는가. 당신은 너무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버리지는 않았는가. 당신은 성공하기 위해 당신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너무도 멀리 떠나와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봄을 찾기 위해 남도 섬진강 매화나무축제나 기웃거릴 생각을 하는 동안 지금 당신 집 어느 구석에선가 작은 봄꽃이 피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생을 마치는 인간에 비해, 피고 질 때를 아는 꽃들의 자태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박후기 시인 hoogiwoog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