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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소식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33

비가 전하는 소식

귄터 아이히





슬레이트지붕에서 기와지붕으로,

빗방울이 북소리 같이 울리며,

전염병처럼 퍼져,

내게 전하는 소식,

가지고 싶지 않은 자에게

전달되는 밀수품-



벽의 바깥에 창문의 함석조각이 울리고,

자음과 모음들이 달그닥거리며 한데 합치면,

비는 말한다

나밖에는 아무도 알 수 없으리라

생각되는 언어로-



깜짝 놀라 나는 듣는다

절망의 소식을,

빈곤의 소식을,

그리고 비난의 소식을,

이 소식이 내게 전해져 불쾌하다,

나는 아무 죄도 없는데.



나는 소리 높여 외친다,

비도, 비의 고발도, 그리고 그것을 내게 보낸 자도



나는 두렵지 않다고,

적당한 시간에

밖으로 나가 그에게 대답하리라고.









귄터 아이히라니, 이 사람은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거지? 라는 궁금증을 갖고 계시는 여러분! 어느 한 구절에 눈길이 간다면, 그 구절이 이 시의 전부입니다. 누군가의 뒤태에 자꾸 눈길이 간다면, 누군가의 미소가 자꾸 떠오른다면 그것이 당신 마음의 전부입니다. 그 순간만큼은 떠오르는 그것이 전부입니다. 느낌을 분석하려 하지 마세요. 사랑을 해석하려 하지 마세요. 꽃이 어디 분석하고 피어나던가요?

박후기 시인 hoogiwoog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