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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왜, ‘용인 살인사건’인가?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용인시가 도시브랜드 관리 능력이 없다는 게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지난 주 부터 전국을 경악케 만들었던 심아무개씨의 10대 소녀 잔혹 살해 사건으로 용인시는 다시 한 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모든 언론은 끔직한 살해 사건을 보도하면서 아예 ‘용인 살인사건’으로 명명했다. 마치 누군가 의도한 것처럼 말이다. 이상하고, 기분 나쁘지 않은가.

일부 언론은 한발 더 나가서 ‘용인 오원춘’이라고 명명한다. 도대체 용인시는 도시브랜드 관리능력을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묻고 싶다. 오원춘 사건은 분명 용인시 인근의 수원시에서 발생했던 사건이다. 그런데도 ‘수원 살인사건’이라는 말보다는 ‘오원춘 사건’으로 알려졌고, 이제 지자체 이름은 잊혀져가는 분위기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용인 오원춘’이라니. 용인시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될 말이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기억할 것이다. 사실은 삼성 기름 유출사건으로 처음부터 불렸어야 함에도 대다수 언론들은 태안 기름유출사건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전 국민이 태안을 알게 됐다. 결국 태안 주민들 뿐만 아니라 서해안 주민들은 정신적, 육체적, 재산적 피해가 매우 컸다. 태안 사건은 삼성중공업 크레인이 현대오일뱅크 기름을 싣고, 정박해있던 유조선을 들이받으면서 생긴 인재였다. 그럼에도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삼성이란 이름을 뺐다는 의혹이 일었고, 결국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처럼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의도했든 안했든 태안 주민들만 멀쩡하게 앉아서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인근 화성시 역시 이 십여 년 전부터 오랫동안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도시발전에 큰 장애를 입은바 있다.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뒤늦게 도시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한 지자체들이 많아지면서 외부에서 보여 지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당부분 벗어던진 상태다.

문제는 용인시다. 인구 95만을 육박하는 거대 도시임에도 초보적인 위기관리 대처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기업마인드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기업경영이나 PR공부를 조금만 했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강건너 불구경처럼 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기업들은 이런 사건이 발생할 경우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지금은 기업보다 지자체가 더 신경을 써야 할 판임에도 넋 놓고 있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고 만다.

용인시는 지금이라도 ‘용인 살인사건’이라는 불명예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심각하게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 잘못하면 이와 유사한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용인 살인사건’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용인 도시브랜드는 경전철 때문에 추락할 때까지 추락했다. 이 또한 지자체 잘못이다. 훗날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무조건 과거를 불신하고, 남의 탓만 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꼴이다. 용인시는 인구 100만 명을 육박하다보니 별의별 사건이 다 발생한다. 따라서 이젠 기업 경영 마인드들을 갖지 않으면 실패한다.

현장검증에 몰려온 시민과 학생 등 200여명의 목소리는 용인이라는 말에 더 분노했던 것이다. 같은 용인시민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는 항의였으리라. 중요한 것은 강력사건과 연관된 해당 지자체들은 사건이 발생 하자마자 이름 지우기에 돌입했고, 대부분 성공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