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21.8℃
  • 맑음강릉 23.0℃
  • 맑음서울 22.2℃
  • 맑음대전 23.7℃
  • 맑음대구 25.5℃
  • 맑음울산 18.7℃
  • 맑음광주 22.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20.2℃
  • 맑음제주 20.7℃
  • 맑음강화 17.0℃
  • 맑음보은 22.6℃
  • 맑음금산 22.2℃
  • 맑음강진군 23.4℃
  • 맑음경주시 20.5℃
  • 맑음거제 19.3℃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시 교육예산‘제로(0)’와 고교평준화 도입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2014~2015년도 용인시 교육예산이 전액 삭감 예정인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용인시가 안전행정부에 경전철 채무에 따른 지방채 발행을 요구할 당시 안행부 측은 용인시에 ‘지방채 한도초과 발행관련 채무관리계획’ 수립을 요구, 시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경전철 정상화를 이유로 안행부의 채무관리이행계획안을 만들었고, 결국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향후 2년간의 교육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자충수를 초래한 셈이다.

시는 용인경전철 사업 추진 중 (주)경전철과의 분쟁으로 사업해지 및 국제중재 신청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중단된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국제중재법원 판정 결과에 따라 민간 투자금 지급을 위해 지방채 5135억 원을 발행해야만 했다.

안행부는 지방채 초과 발행을 조건으로 용인시 ‘채무이행관리계획에 따른 교육경비 삭감안’을 제시, 근본적인 교육비 삭감 원인을 용인시가 제공한 꼴이다. 결과적으로 ‘교육예산 전액 삭감(=0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 행정당국 스스로 교육정책을 땅바닥에 추락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는 지방채 발행을 위해 ‘교육예산 전액 삭감’을 감수했지만,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책마련에 나선 셈이 됐다.

실제 2014~2015년 시 교육예산이 전액 삭감될 경우 대응 예산으로 지원되는 국·도비는 단 한 푼도 못 받게 된다. 시는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인교육사랑회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저당 잡혀 경전철 채무를 갚겠다는 용인시의 무지한 발상이 너무나 황당하고 침통할 따름”이라면서 “이제 자식 가진 부모들은 모두 용인시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등의 강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또 “교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도교육청이 무리수를 두면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2015년 용인시 고교평준화 도입’문제도 전면적인 연기와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교육 예산이 한 푼도 없는 상황에서 빛 좋은 개살구처럼 고교평준화 도입을 운운하는 것 역시 다시 한 번 용인시민들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또 “고교평준화를 전적으로 반대하진 않지만, 처인구 지역처럼 교육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곳에서는 고교평준화가 오히려 동서간 교육환경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용인시는 당장 채무관리이행 계획안을 변경해서 안정적인 교육예산 확보를 준비해야 한다. 행정당국이 교육 예산안을 정상화 시키더라도 용인시가 2014년이나 2015년도 교육예산을 얼마나 세울 수 있을지는 예측 불허인 상황이다.

현재 용인시는 경전철 때문에 예산 행정이 전체적으로 비상사태다. 이럴 때일수록 사업예산 우선순위를 더욱 철저히 따져야 한다. 교육예산처럼 100% 삭감될 경우엔 국도비 조차 못 받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안전행정부와 용인시는 하루빨리 교육예산을 정상화시켜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길 바란다. 그렇잖아도 고교평준화 도입을 앞두고, 지역별 교육환경 양극화 비판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