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동양의학칼럼-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여름철 건강관리법

이성진 의학전문기자

여름은 동의보감에서 말하기를 “사계절 중 오직 여름철이 장섭(將攝: 몸을 잘 보살펴 병이 나지 않게 돌보는 것) 하기가 어려운데 숨은 음(陰)이 속에 있으니 배가 냉활(冷滑)하다” 했다.

무더운 여름날, 사실 뱃속은 냉하고 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더위를 못 이겨서 찬 음식을 즐겨 먹기에 탈이 나기 쉽고 피부는 항상 땀으로 모공이 열려 있어서 외부의 사기가 보다 쉽게 침투할 뿐더러 음식이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식중독의 높은 발병도 건강을 해치곤 한다.

푹푹찌는 무더위와 습한 기온은 비위를 늘어지게 만드는데, 그래서 식욕부진·장염·구토·설사 등이 다발하게 된다. 따라서 지친 비위를 깨워주고 보송보송하게 말려주어야 하는데, 이런 약은 잘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 매우 가깝게 있다.

그것은 바로 쌈채소이다. 상추, 겨자잎, 깻잎 등이 바로 그것이다. 상추는 비위의 습열을 제거해 주고, 각종 비타민은 여름철 지친 기력을 회복하는데 효과적이다. 깻잎의 향긋한 향은 위장 기능을 회복시켜주며 기침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다. 겨자잎의 톡쏘는 맛은 쳐진 위장을 깨워주고 콧물 감기, 코막힘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여름철 식중독과 장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모두 있기 때문에 자주 먹게 되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쌈 채소는 피부로 쉴새없이 흐르는 땀의 수분 손실을 채워주기엔 역부족이다. 동양의학에서 땀은 곧 피(血)라고 했다. 그래서 땀을 아끼고, 함부로 흘려 손실되는 것을 주의시켰다.

여름철 기력이 떨어지고 땀으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는 데엔 기를 크게 보하는 인삼이 들어간 생맥산을 끓여서 물처럼 마시라 했다. 생맥산의 구성은 맥문동 30그램, 인삼, 오미자 각 15그램을 물2리터에 넣어 1리터가 되도록 끓이면 된다. 생맥산은 맥을 소생시켜 준다는 의미가 있는데 인삼, 맥문동, 오미자가 원기를 내주기 때문이다. 만일 땀이 많다면 여기에 황기를 15그램 가미하면 더욱 좋다.

이제껏 여름철 식중독, 더위를 예방하는 법을 익혔다. 그러나 배탈이 나고 장염, 식중독이 왔을 땐 쌈채소와 생맥산으론 빠른 해결이 나지 않는다. 여름철 초기 배탈·장염· 더위 먹음· 감기에는 곽향정기산 만한 게 없다. 고름을 동반한 설사에는 정로환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들 약은 약국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세균성 장염이나 설사에 피고름이 섞인 이질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병원에서 진료,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염은 못 먹어서 영양실조로 탈이 날 경우는 극히 희박하다. 다만, 탈수로 생명이 위태로울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수시로 조금씩 복용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생강차나 혈을 보하는 대추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끝으로 조선시대 때 임금이 연로한 문관에게 하사한 여름철 보양 음료가 있는데 바로 제호탕이라 한다. 만드는 법은 오매(매실을 굴뚝에 매달에 훈증시킨 것) 1근, 초과 1냥, 사인, 백단향 각 5돈, 불에 조린 꿀 5근을 끓여서 땅속에 항아리를 묻어 숙성시켜 마시는 것이다. 요즘엔 김치냉장고를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맛은 새콤달콤하면서 백단향과 사인의 향이 개운하게 남아 음료로 손색이 없다.

조선시대 왕에게서 하사 받았던 제호탕을 마시며, 구수한 된장을 한술 떠 넣은 쌈채소로 저녁상을 차려본다면 최고의 웰빙 여름나기가 될 것이다.


   
용인신문 이성진 기자

  

   - 태성고등학교
   - 중국 흑룡강중의약 대학
   -  MP 의학칼럼 전담
   - 동양의학 칼럼리스트
   - 용인신문 국제외교부 의학전문 기자
   - 이사주당 기념사업회 국제학문교류 이사
   - 중한(中韓)의료컨설팅 국제학문교류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