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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도시브랜드’와 ‘시정구호’도 구분 못하는 용인시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도시브랜드’와 ‘시정구호’도 구분 못하는 용인시


용인(龍仁)이라는 지역명이 탄생한지 올해 600주년이다. 현대 사회에서 ‘도시브랜드’는 ‘국가브랜드’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만큼 지자체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자산 가치다.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도시브랜드’를 통한 도시이미지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10여 년 전부터 전국 지자체별 고유 ‘도시브랜드’를 지자체 경쟁력으로 인식, 앞 다퉈 한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를 제정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하이 서울’, 수원시는 ‘해피 수원’ …, 그리고 용인시는 ‘에이스(ACE) 용인’ 으로 제정했다. 이와 함께 다른 지자체들도 자체 도시브랜드를 개발해 홍보에 앞장섰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지자체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도시브랜드’보다는 단체장 자신의 ‘시·군·구정 방침’ 홍보에 더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아마 용인시의 경우가 최악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두달 전 취임한 민선6기 정찬민 시장은 시정방침을 ‘사람들의 용인’이라고 공표했다. 그리고 ‘용인’이라는 도시브랜드를 공연·복지시설·농특산물 등에 까지 적극적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은 정 시장이 밝힌 시정방침 ‘사람들의 용인’과 조례로 제정되어 있는 용인시 공식 ‘도시브랜드’와 착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보여준 학습효과의 결과이기도 하다.

‘용인’이라는 지명을 널리 알려 100만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의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고취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특정 도시를 상징하는 ‘도시브랜드’와 단체장의 경영방침과는 엄연하게 구분을 해야 한다.

민선 4기 2006년 서정석 시장은 취임 후 직전의 민선3기 이정문 시장 때 처음 공표했던 용인시 최초의 도시브랜드 ‘에이스 용인’을 가차 없이 떼어버렸다. 당시 집행부는 수많은 예산을 들여 곳곳에 민선4기 시정방침이었던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도배질 했다. 심지어 고속도로 변 야립 광고물에까지 손을 댔다. 그런데 민선5기 김학규 시장은 취임하자 전임 시장이 민·관을 동원해 써 놓은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또 다시 지워 나가기 시작했다. 시청사 정문을 비롯해 공공기관, 각종 게시판, 시 경계지역 간판, 가로등 전주, 지역내 택시와 버스, 각종 공문서와 광고물에 이르기까지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으로 교체해 나갔다. 이렇듯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소모성 행정· 예산집행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세계최고 선진용인’중 ‘선진용인’은 80년대 용인군청사에 걸려있던 표어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회귀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했다. 이정문 전 시장 취임 후 현재의 청사로 이전하면서 공식 도시브랜드를 ‘에이스 용인’으로 공표했고, 현재의 시청사 앞 광장엔 용인시 CI를 형상화한 조형물까지 세워져 있다.

‘용인’이란 도시브랜드를 확장시켜나가는 것은 경쟁력 제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공식 도시브랜드 ‘ACE YONGIN'을 놔두고, 단체장 개인의 시정이념만을 홍보하는 것은 문제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도시브랜드를 없애야 한다. 100만 인구를 바라보는 대도시 용인에서 도시브랜드와 시정방침을 구분 못하는 행정은 말이 안된다.

정 시장이 ‘용인’이란 도시브랜드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의 정체성 혼란과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면 문제다. 이미 시 상징물 조례에 용인시 도시브랜드는 ‘ACE YONGIN’으로 규정 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