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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연꽃단지 하나 관리 못하는 ‘농업기술센터’

연꽃단지 하나 관리 못하는 ‘농업기술센터’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들이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연꽃축제를 하고 있다. 연은 꽃, 뿌리, 잎으로 부가 수익을 올리고, 개화기에는 관광객들을 불러들여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연꽃단지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사진가와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어 각종 SNS에 올리는 자연 홍보성 때문이다. 잘만하면 농촌의 블루오션이 될수도 있다. 연꽃은 대한민국 어딜 가도 볼 수 있을 만큼 흔하다. 용인에서는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하는‘연꽃경관단지’가 인기다. 농업기술센터가 2011년도부터 조성해온 연꽃단지 규모는 약8만5000㎡로 용인지역 최대 규모다. 인근 한택식물원에서 운영하는 수생식물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그래서인지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사진가들이 대거 몰려든다.

해마다 봄꽃축제가 열리는 농촌테마파크(구 우리랜드)와 인접한 경유지이기에 홍보 또한 용이하다. 매년 5월 열리는 봄꽃축제엔 1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아쉬운 것은 한두 달 안에 만개하는 연꽃축제와 연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용인시가 봄꽃축제에 이어지는 연꽃축제를 자연스럽게 홍보한다면 고양꽃박람회 못지않은 농촌관광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사실 봄꽃축제만 가지고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지역내 화훼농가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물론 100만 시민들에게는 무료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게 틀림없다. 게다가 시민들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좋아 야외 나들이 공간으로도 최적지다.

그런데 최근 몇 주간 연꽃단지를 찾은 용인지역 사진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연꽃단지 관리 실태에 대해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국의 유명 연꽃단지를 두루 방문하기 때문인지 용인연꽃단지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개화 상태를 비롯한 관광객 편의시설과 서비스 문제 등등에 이르기까지….

본지 취재 결과, 올해 원삼면 내동마을 연꽃단지에 투자된 시 예산은 1억 원으로 지난해 1억 8000여 만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 이 예산중 기존 농지임차료가 약4500여만 원, 그리고 나머지 금액이 용역업체 관리비용이다.

반면, 내동마을 주민들은 음식 판매와 원두막 임대, 연근 판매 수익 등으로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했지만, 현실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주민들의 노령화로 인한 노동인력 부족은 연꽃단지 두렁조차 관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그 다음날 연꽃단지 곳곳에서 예초기 작업 풍경이 목격되었다.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농업기술센터의 운영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인력과 예산을 핑계로 엄청난 관광자원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 농업기술센터는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연꽃단지 설계와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연밭 가운데까지 산책코스처럼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다양한 포토 존을 설치하고, 희귀종 연꽃들을 심고 가꾸어서 사진가는 물론 외국관광객들까지 유인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원두막을 체계적으로 설치 운영하는 등 기본 편의시설을 갖추고, 문화공간을 겸비한 생태관광명소로 탈바꿈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올해는 연꽃단지에 비료를 과다 살포, 연꽃이 좋지 않았다는 말까지 들렸다. 최근 어떤 사진가들은 타 지역 유명 연꽃단지에 갔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가한 용인으로 왔다고 했다. 솔직히 부러움과 창피함이 교차했다. 이제라도 시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