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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시로쓰는편지ㅣ시간이 사각사각ㅣ최승자

용인신문 시로쓰는편지

 

시간이 사각사각

 

최승자

 

한 아름다운 결정체로서의

시간이 있습니다

사각사각 아름다운 설탕의 시간들

사각사각 아름다운 눈()의 시간들

한 불안한 결정체로서의

시간들도 있습니다

사각사각 바스러지는 시간들

사각사각 무너지는 시간들

사각사각 시간이 지나갑니다

시간의 마술사는 깃발을 휘두르지 않습니다

사회가 휙,

역사가 휙,

문명이 휙,

시간의 마술사가 사각사각 지나갑니다

 

DA 300

 

아하 사실은

(통시성의 하늘 아래서

공시성인 인류의 집단무의식 속에서

시간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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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의 근간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를 펼쳐 봅니다. 그는 시집 뒤의 짧은 산문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기고 있지요. “구름의 말만 들으며 갈 길 못 가고 또다시 흐르기만 하였다 어디로 어디로라고 밤바람은 말하지만 고통처럼 행복처럼 기어코 올 그 무엇 그러나 참 더디다 하여간에 여하간에 갔다가 왔다.” 우리는 여기서 오늘의 시, 시간에 대한 사유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모든 존재에게는 역사가 있습니다. 그 전에 한 아름다운 결정체로서의/시간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모든 시간이 사각사각 아름다운 눈()의 시간들로 기억되겠지요. 또한 불안한 결정체로서의/시간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나 자신이 되는 시간을, 우리가 우리가 되는 순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오늘 그리고 내일. 언제나 오늘보다 내일이 설레는 우리들의 시간. 새 역사여 오라!

 

 

이은규 시인 yudit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