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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가장 낮은 곳의 국민까지 돌보는 ‘협치’


가장 낮은 곳의 국민까지 돌보는 협치

 

조선시대에는 한강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서 동호와 서호로 칭하는데 지금의 한강 동쪽 서 울 성동구 옥수동과 압구정동 사이를 흐르는 한강을 동호(東湖)라 불렀다.

 

1569년 선조234세 홍문관 교리였던 율곡이이는 이 동호를 바라보면서 임금에게 장문의 글을 올린다. 그리고 글 마무리에 발제(拔提)하기를 동호문답(東湖問答)이라 불렀다. 동호문답이란 말 속에는 동호독서당(東湖讀書堂) 용산폐사(龍山廢寺)에서 사가독서(賜暇讀書)하면서 월과(月課-매달 임금께 올리는 숙제)로 지은 글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율곡은 동호문답 임금의 도리를 논한 논군도(論君道)편에서 말한다. “왕도는 다스림(治世)과 어지러움(亂世)으로 구분하는데 치세와 난세는 임금의 자질에 달려있다고 했다. 신하의 도리를 논한 논신도(論臣道)편에서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벼슬에 출사하여 천하와 더불어 선한 일을 하는 겸선천하(兼善天下)를 만들어야 하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물러나 홀로 선한 일을 하는 독선기신(獨善其身)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나라가 나라답게 다스려지지 않는 이유를 대학 연의에서는 간신(姦臣)이 임금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여 임금으로 하여금 암군<혼군>이 되게 한 뒤 임금에게만 주어진 권력인 천권(擅權)을 간신(姦臣)이 제멋대로 휘둘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주자는 자치통감강목에서 군주는 도덕적 훈계 이상의 현실적 통제술과 용인술을 지녀야한다고 논한다. 이를 공자는 정명이라 했고, 매월당 김시습은 명분이라 했고, 사계 김장생은 그 명분론을 예학(禮學)’에서 찾았고, 그의 고제 우암은 예학禮學의 일상 생활화를 체계화 시킨 인물이다.

 

다시 말해서 예도 명분도, 그것을 세우는 이도, 그것을 무너뜨리는 이도, 임금이라는 말이다. 본래 이 말은 기자(箕子)가 무왕에게 주었던 홍범(洪範)의 황극(皇極)인데 성백효현토완역 서경집전하 주서홍범9문장(成百曉懸吐完譯 書經集傳下 周書洪範9文章)에 나오는 말로, 다섯 번째 황극은 임금이 극을 세움이니, 이 오복을 거두어서 여러 백성들에게 복을 펴서 주면 여러 백성들이 너의 극에 대하여 너에게 극을 보존함을 줄 것이다(五皇極 皇建其有極 斂是五福 用敷錫厥庶民 惟時厥庶民 于汝極 錫汝保極).

 

이 말이 뭔 소린가 하면 임금이 백성들에게 복을 골고루 펴서 주면 백성은 임금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격양가를 부르며 행복하게 산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이 가장 낮은 곳에 처한 국민에게까지 복을 골고루 펴서 나눠주는 협치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