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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벽광나치오(癖狂懶痴傲)

 

                               벽광나치오(癖狂懶痴傲)

 

사마천은 한비자(韓非子)를 평하길 참혹은 극에 달했으며, 인정은 없는 자다(기극참교소은其極慘礉少恩)”라고 했다. 상앙을 평하기는 천성이 각박한 사람이다(기천자각박인야其天資刻薄人也)했고, 오기는 각박하고 포악한데 인정이 없으며(출세욕심이) 그 몸을 망쳤으니 슬픈 일이라며(이각폭소은망기구以刻暴少恩亡其軀)탄식(비부悲夫)했다. 신불해는 겸손하다(비비卑卑)했는데 곽말약(郭末若)은 비비(卑卑)를 비열하다는 말로 해석했다.

 

장의와 소진에 대해서는 장의는 소진보다도 악랄한 데가 있으며(부장의지행사심어소진夫張儀之行事甚於蘇秦)가난뱅이로 행실이 좋지 못하다(儀貧無行)고 했다. 그러면서 소진 장의열전 말미에 이 두 사람은 참으로 위험한 자라고 못을 박는다(차량인진경위지사재此両人真傾危之士哉). 이들은 학()이 아닌 술() 즉 세상을 거머쥐는 방법을 익힌 사람들이다. 이런 자들을 일러 벽광나치오(癖狂懶痴傲)’라 한다. 물론 후대에 와서는 해석이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1785년 정조9년 여름 초비당(苕翡堂) 당주(堂主)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는 꽃 그림에 미친 화가 김덕형(金德亨)의 백화보(百花譜) ()에서 사람이 벽()이 없으면(人無癖焉) 그 사람은 버림받은 자이다(棄人也已). 무릇 벽이란 글자는(夫癖之爲字)고질병과 치우침이다(從疾從辟). 치우침이 병이긴 하지만(病之偏也) 비록 그러하나 홀로 새로운 것에 신명을 다하고(雖然具獨往之神) 전문기예를 익히는 것은(習專門之藝者)오직 벽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惟癖者能之). 고집불통의 고질병자를 벽()이라 하고, 뭔가에 빠진 미치광이를 광()이라 하고, 만사가 귀찮은 게을러터진 이를 나()라고 하고, 생각하기조차 싫어하는 아둔한 이를 치()라고 하고, 우활하여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이를 오()라 한다.

 

한 줄로 서서 진로가 아닌 진학을 위한 공부가 되어버린 지금의 학교 교육에서는 나오기 쉽지 않은 발상들이다. 이들은 모두 적당함이라는 경계를 넘어선 이들이다.<이규상李奎象병세재언록幷世才彦錄.6畵廚錄>

지랄도반복되면 인정받는다 했다. ‘사물에 몰두하면 뜻을 잃게 된다를 강조했던 완물상지(玩物喪志)의 학문 시대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일생을 산다는 것은 어지간한 배포로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전직 탄핵 대통령 박근혜에 이어 전직 대통령 이명박도 구속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벽광나치오 축에도 못드는 돈 때문이다. ( )을 파자해보면 쇠금에 창이 두 개씩위아래로 붙어있다. 돈을 잘못 다루면 위든 아래든 지위고하를 무론하고 누구든 창에 찔리게 되어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