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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주는 시 한편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ㅣ황혜경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경

 

우리의 친구가 밤길을 건너다가 죽었고

뒤로 너의 애인이 죽었고

이사 간 자매가 와서 새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간다

배달된 것들을 찾으러 오겠다고 한다

배달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오래 그 집에서 1학년이었고

 

(............)

벌레를 떼어내듯이

놀아난 기분

 

아침도 없이 또 시간 가운데

 

새들이 왔다

 

소리가 먼저 와서 알 수 있었다

그날의 새는 앵두나무에

있었다

저요 저요

 

나도 있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겅은 이미 과거에 가 있다. 첫연의 죽음은 현재의 죽음이 아니다. 이사 간 자매가 다녀간 집은 그녀의 유년의 공간이어서 오랫동안 1학년에 머물고 있다. 적극적으로 과거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그녀의 현재는 영원한 잠에 들기 위해 수면제를 사 모으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새들은 언제나 소리로 먼저 오고 앵두나무에 깃들면서 유년의 기억을 선명하게 되살린다. 그녀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퇴행적 기제를 지니고 있다. 현실이 팍팍하면 팍팍 할수록 과거의 찬란했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심리적 기제며 이루어 질 수 없는 희망이다. 황혜경의 시는 과거에 대한 긍정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서러운 미학이다. 김윤배/시인


<편집자 주> 이번호부터 김윤배 시인이 2009년도부터 용인신문에 연재하던 <감동이 있는 시>를 다시 시작합니다. 김윤배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1986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고, 현재 《용인문학》 편집고문입니다. 시집으로 『떠돌이의 노래』, 『바람의 등을 보았다』 등 9권과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 『시베리아의 침묵』 등이 있습니다. <용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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