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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32

최은진의 BOOK소리 132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미술 만나기

방구석 미술관

저자 : 조원재 / 출판사 : 블랙피쉬 / 정가 : 16,800

 

 


우아하고 고상하기만 한 게 미술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삶이 낳은 미술을 들여다보고 14명의 미술계 거장들이 방구석을 찾아와 수다 떠는 멋진 광경을 상상해 보라. 이름은 들어봤으나 제대로 알지 못했던 화가들의 작품 세계와 그 뒷이야기들이 어찌나 흥미진진한지 웬만한 소설보다 손에서 놓기 어렵다. ‘미술관 앞 남자자칭 미남이 별명인, 미술에 본능적으로 끌렸다는 저자 조원재. 그는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미술에 대한 오해와 허례허식을 벗겨 미술, 사실은 별거 아니구나!’를 깨닫고 즐기길 바라는 시도를 한다. 방구석에 앉아 가볍게 유쾌하게 미술이라는 친구와 즐겁게 놀아보자.


알고보니 예술가들도 우리와 별반 다른 게 없다. 그들도 우리처럼 사랑에 울고 웃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다가올 미래를 걱정했다. 평생 죽음을 두려워했으나 장수의 아이콘이 된 뭉크, 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 프리다 칼로, 아름다운 발레리나가 아니라 성범죄 현장을 스케치로 고발한 화가 드가, 강렬한 노랑색으로 캔버스를 물들인 영혼의 화가 고흐는 또 어떤가? 그 샛노란 색은 사실 압생트라는 술 때문이었다나? 녹색 요정 압생트의 부작용으로 황시증이 나타나 해바라기같은 명작이 탄생했단다. 고갱은 또 어떤가? 그는 원래 잘나가는 증권맨. 재테크 대상이었던 그림이 직업이 된 건 경기불황이 원인이었다니 이 얼마나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인가.


그 외에도 <키스>의 클림트, 마네와 모네, 사과하나로 파리를 접수한 세잔, 미술천재로 불리우는 피카소, 러시아 출신의 화가 샤갈, 추상미술을 창조한 칸딘스키, 현대미술의 거장 뒤샹 등.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은 화가와 작품을 더 매력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오게 도와준다. 미술교과서나 기타 매체를 통해 한번쯤을 접해봤을 명화가 왜 명화인지 몰랐고, 유명전시회를 산책하듯 돌고 나와서 나눌 이야기가 없어 난감했던 경험,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다들 있지 않을까? 전문적인 해설이나 깊은 지식은 미술평론가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이 책을 읽는 것으로 충분히 미술이 즐거워진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을 계기로 차갑게 머리로 아는 미술을 넘어 뜨겁게 가슴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길.<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