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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 정치지도자 실종을 개탄한다.

 

[용인신문] 국회의원 유명세로 치면 용인선거구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유권자들은 TV에 나오는 국회의원을 대체로 유능한 인물인양 생각한다. 유명 정치인과 실력, 심지어 도시브랜드까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물론 유권자들은 유명 정치인을 선호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합친 300석 중 4개 지역구가 있는 용인시는 수도권 노른자위임에 틀림없다. 엄밀히 말해서 현행법상으로 치면 1석이 더 늘어나야 한다.

 

기자가 오랫동안 지켜본 용인 정치사는 안타까움, 아니 정치인 복이 없는 곳이다. 1980년대, 지역구가 1석일 때는 용인출신 언론사 기자로 방송사 사장과 장관을 지낸 고 이웅희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그와 동시대 인물로는 비례대표 출신의 김정길과 박승웅 등이 있다. 이후 지역토박이 김학규, 이정문, 정찬민 등은 금배지 대신 민선단체장에 선출됐다. 여전히 지역정가는 갑론을박하지만, 토호세력들의 비중은 큰 편이다.

 

이웅희 의원 이후엔 역시 장관출신의 고 남궁석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낙마로 전도유망한 30대 우제창의 등판으로 30여년차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때 늘어난 선거구에서는 방송인 출신 한선교 의원이 지역연고 없이 당선된 첫 사례였다. 우제창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불명예 퇴진했다. 반면, 친박원조를 자처한 한선교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내리 4선에 성공했다. 그사이 용인선거구는 4개로 늘었고, 19대와 20대 선거에서는 지방의회 출신인 이우현, 김민기 의원이 나란히 입성했다. 처인구 출신의 이우현 의원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어 20대에는 표창원 의원이 당선됐지만, 21대엔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용인선거구야말로 무주공산이다. 따라서 비례대표 의원들까지 용인선거구에 깃발을 꽂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이미 비례 출신의 백군기 의원이 총선 낙마 후 용인시장에 당선됐으니 정치인들에겐 기회의 땅이 용인이다.

 

4선의 한선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용서의 눈물을 흘렸다. 앞서 표창원 의원은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를 책임지겠다며 불출마선언을 했다. 그렇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진정 국회로 밀어준 용인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했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자신을 뽑아준 용인 유권자들에게는 그럴듯한 불출마 변을 밝혔어야 했다. 국회에서는 훌륭한 정치인이었는지는 몰라도, 108만 거대도시 용인의 미래를 견인하는 정치 지도자 자격에 점수를 준다면 낙제점을 주고 싶다.

 

크고 작은 지역공동체가 모여 국가를 이루는 것처럼, 입법기관의 정치인들이라면 용인 역사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100여일 남은 21대 총선 용인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수많은 정치인들을 보면서 과거의 정치인들이 스쳐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