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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일상, 잃어버린 세상을 만나다.

 

[용인신문] 평일 대낮, 취재차 들린 기흥호수공원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약간은 쌀쌀한 날씨였지만 미세먼지가 걷힌 맑은 하늘과 봄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둘레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주말의 인파를 능가했다.

 

일제히 침묵시위라도 하듯 희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걸었다. 몇몇 젊은이들은 마스크도 없이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들이 호숫가가 바라다 보이는 의자에 앉아 떠들며 노는 모습이 예쁘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봄날. 호수공원 앞 넓은 마당에서도 여자아이 두 명이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재잘거렸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안에만 갇혀 있던 사람들이 봄바람을 쐬러 호수공원으로 뛰쳐 나온 것이다. 동백 죽전대로 법화산 터널위에도 등산객들 행렬이 눈에 띄였다. 크고 넓은 베이커리 커피숍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물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먹고 대화할 땐 벗기 때문에 일상적인 삶의 풍경 그대로다. 두려움도 불안감도 보이지 않았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까지 나온 상황에서 기이할 정도로 느껴졌다.

 

산책이나 등산은 이해가 간다쳐도 대형 카페에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이는 걸 보면 모두들 꽤나 답답한 모양이다. 다행히 큰 카페는 탁자간 거리가 넓어서 그나마 코로나 감염 확률이 적어 보이기 때문일까. 보육시설이나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주말에도 보기 힘든 나들이 풍경들이다. 모두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나름 행복한 모습으로도 보였다.

 

젊은 부모들은 거의 3주째, 방학부터 치면 2~3개월을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다보니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다. 그러니 아이들과의 산책 시간만큼은 행복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물론 맞벌이 부모들 요구로 문을 연 일부 학원과 체육관도 있다. 혹시나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불안하긴 하지만 어느 순간 멈춘 일상이 마냥 행복할 순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외식조차 자제하는 분위기다 보니 동네 작은 마트의 물건까지 동이 날 지경이다. 식료품마저 택배로 구입하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당장 하루 세끼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다보니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 

 

반면, 학교 앞과 학원가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초중고교와 대학교, 심지어 도서관들도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얼마 전 지역내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격리 2주 만에 해제했지만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학교 앞엔 아예 문을 닫은 가게들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 사실상 4월이 개강이다. 그 또한 정상적인 수업이 될지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로 확산되고 세계증시가 대폭락했다. 내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춘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세상을 다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평범했던 일상과 사람들의 소중함을, 그리고 우리 공동체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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