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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부동산 정책 그게 뭐 대수라고…

 

[용인신문] 순자荀子는 순자荀子 대략大略편에서 말한다. 백성들이 잘살지 않는데 어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생기겠는가<不富 無以養民情>?라며 정치의 요체는 거두절미하고, 백성들을 잘 먹고 잘살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이인里人편에서 부자이면서 귀하게 되는 것은 사람들의 원하는 바<富與貴是人之所欲>라고 했다. 이보다 훨씬 앞선 세월을 살다간 관자는 관자管子 팔관八觀편에서 백성들을 제 몸처럼 아낀다고 떠들어대는 그런류의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꽤나도 쓴소리를 한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정치 지도자들이> 부자이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국고國庫를 낭비하게 될 것이고, <그로인해> 백성들은 가난하게 된다. 백성들이 가난해지면 정치지도자들은 온갖 간사한 꾀와 감언으로 백성을 어지럽힌다.

 

관자 목민 편은 말한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倉庫實而知禮節>, 의식이 족해야 명예도 아나니<衣食足而知榮辱>, 예는 돈이 있어야 생기고 돈이 없으면 없어진다<禮生於有而廢於無>. 여기서 의문은 주住다. 관자는 왜 살집을 말하지 않았을까. 설원을 쓴 유향의 표현을 빌리면 당시 제나라 백성들은 집으로 인한 고통은 없었으며 다만 각각의 집마다 넓은 창고가 있었는데 그 창고를 채우는 일이 군주로서 반드시 해야 할 덕목, 곧 정치적 역량이었다 한다. 백성들의 창고를 채워주느냐 못 채워주느냐에 따라서 그 군주의 흥망성쇠가 달렸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원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백성의 시대이건 국민의 시대이건 문제는 지도자라면 백성이든 국민이든 좌우단간에 맘 편히 다리 뻗고 살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는 말이다. 그 능력이 안 되면 그때는 물러나는 거다. 능력도 안 되는 것이 그런 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모두가 위태롭다. 그래서 옛말에 자신의 무지의 한계가 드러나는 직위까지는 오르지는 말라는 말이 있는 거다.

 

지금 집권 절반을 훌쩍 넘긴 문재인 정부 후반에 도드라진 부동산 문제가 꽤 시끄럽다. 알고 보면 간단한데. 국가에서 몫 좋은 곳에다가 그냥 집 많이 지어서 모두가 살 수 있도록 저렴하게 분양하면 될 텐데. 연간 100만 채씩 10년이면 천만 채인데, 그리 어렵단 말인가. 명색이 대통령까지 된 분이 그리 쩔쩔매시는지, 능력 부족은 아닐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