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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늘 발로 뛰며 백성을 돌아볼 줄 아는 목민관

 

[용인신문] 사람의 성품은 본래 선하여<人性本善> 고금과 지우의 다름이 없거늘<無古今智愚之殊>, 성인은 어찌 홀로 성인이 되시며<聖人何故獨爲聖人>, 나는 어찌 홀로 중인이 되었는가<我則何故獨爲衆人耶>. 이는 뜻이 서지 않음이요<良由志不立>, 앎이 밝지 않음이요<知不明>, 행실이 돈독치 않음 때문이니<行不篤耳>, 뜻이 섬과<志之立> 앎의 밝음과<知之明> 행실의 돈독은<行之篤> 모두 나에게 달려 있으니<皆在我耳>, 어찌 다른 데서 구하랴<豈可他求哉>. 율곡이이 선생의 격몽요결에 나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는 자는<智者> 하늘이 정해주는 때를 따라 뜻을 이룬다 했다<成之於順時>. 반대로 알지 못하는 이는<愚者> 세상 이치를 거스리다가 패한다<敗之於逆理>고, 계원필경桂苑筆耕은 말하고 있다.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 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침을 뱉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문과 답으로, 닦지 말고 마를 때까지 놔두라는 말이다. 침을 뱉을 때는 정신이상자가 아닌 다음에야 거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을 터. 얼마나 분하고 화가 났으면 침을 뱉으랴. 그럴 때는 침을 닦아내며 화를 낼 것이 아니라 그 침이 다 마를 때까지 꾹 눌러 참고 기다리라는 말이다. 그런다고 해서 인격이 깍이는 것은 아니다.

 

주유철환 당시 위나라에서 이 꼴을 당한 공자의 모습을 보고 감복해서 제자가 된 인물이 공자보다 44세 어린 자하子夏 복상卜商이다. 그때 나이 16세 전후라 한다. 훗날 자하는 문장이 뛰어나서 공문 10철의 한사람이 되었으며 시경과 춘추의 전傳<주석>을 써서 후대에 전한 인물로 경학經學의 비조로 존숭받는 인물이다. 그 자하가 노나라 거보땅의 읍재가 되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는 장면이 논어 자로편 13-17문장에 나온다.

 

자하가 노나라 거보의 읍재가 되어 정치에 대해 물으니 공자는 답한다. “서둘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며, 서두르면 달성할 수 없고, 작은 이익을 보려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子夏爲莒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한 고을의 읍재가 되든 수령이든 목민관이든 백성을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자들은 어떡하든지 내 고을, 내 지역 내 백성들이 행여나 밥 굶지는 않을까, 추운 한데에서 떨고 있지는 않을까, 늘 종종걸음으로 찾아가 돌봐야 하고 세심한 보살핌이 있어야한다. 백해무익한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 앉느냐, 이따위 것으로 싸움질만 해대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