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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감히 사람을 다스리겠다고?

 

[용인신문] "노예도 인간이다.”라고 주장한 이는 묵자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고 외친 이도 묵자다. 그는 공자 사후 다음 해인 기원전 480년경에 태어나 390년경에 사망할 때까지 춘추시대 말부터 전국시대 초까지 극심한 혼란기를 살다간 인물이다.

 

묵자의 말 중에 묵비사염墨悲絲染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옛날 초동교서로 천자문에 나오는 말인데 묵자는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슬퍼했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치자는 염당染當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땅하게 물들여 져야’ 함이다.

 

염당의 출발은 공자의 인에서 비롯되며 맹자에 이르러 양혜왕과 대화에서 의를 더해 인의仁義로 치자의 덕목으로 삼는다. 이를 백성들에게 실천할 때는 곧은 자만이 치자가 될 수 있다. 하여 곧을 직直으로 풀어낸 이가 후학 주자이다. 이를 주자의 아들들에게 어려서부터 작심하고 훗날 지방읍의 읍재가 되기 위해 곧음을 가르친 이가 여조겸이다.

 

쉽게 말해서 곧지 못한 자는 치자가 되어서도 안 되고 목민관이 되어서도 안 되고 벼슬의 위치에 있어서도 안되다는 것이 주자의 생각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가르칠 수 없으니까 벗 여조겸이 이를 주자의 아들들에게 가르쳤다.

 

당시 주자의 아들들은 학자로 대성할 기질이 안 보여 어려서부터 변방의 하급관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고을을 다스리든 나라를 다스리든 치열하게 묻고 따져야 할 것 중 하나가 성품 곧 인성론이다. 사람도 아닌 것이 사람을 다스리겠다고 나선다면 그것참 가관도 그런 가관이 또 있을까. 이쯤 되면 부끄러움이란 아예 없는 인면수심인 셈이다.

 

작금의 나라 안은 명예롭지 못한 추문만 무성히 남기고 공석이 된 대한민국 공히 가장 큰 도시 서울과 부산에서 전임자에 대한 잔여임기를 채울 수장을 뽑는 선거에 강호의 제현들이 저마다의 타당한 이유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지는데 이쯤에서 드는 방정맞은 생각하나 천지 개명한 시대에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저런 자들이 수장이 되겠다며 나선단 말인가. 인재가 그리없단 말인가.